국내 유일의 교황청 외교관인 장인남 몬시뇰(바오로.청주교구). 현재 주 벨기에 교황대사관 1등 참사관으로 외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몬시뇰이 휴가차 고국을 찾았다. 외교관 생활 18년째. 성숙한 외교관으로서의 모습이 물씬 풍기는 장몬시뇰을 만나 보았다.
『벨기에 교회는 참 유서깊은 교회입니다. 4, 5세기의 그리스도교 전통이 그대로 살아 있죠. 하지만 성소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장몬시뇰은 『한국교회는 새 본당 설립이 사목의 한 과제라면 벨기에 교회는 기존 본당을 어떻게 운영할지가 숙제거리』라고 말했다. 한 신부가 여러 본당의 주임을 겸하는 경우도 많고, 미사를 대신해 한국의 공소예절처럼 사제없이 평신도가 주관하는 「주일집회」가 봉헌되는 곳이 많다고 한다.
장몬시뇰은 『한국교회에 성소자가 가득한 것은 주님의 은총』이라고 덧붙이며 『하지만 벨기에 신자들이 생활 속에서 묵묵히 신앙을 실천하는 모습은 우리 한국교회 신자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와 벨기에 교회의 교류에 대해, 장몬시뇰은 『벨기에 신부님들이 수도회나 교구 소속으로 한국교회에서 활동하고 계시며 한국 신부님들이 루뱅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회 외적으로는 벨기에는 6.25 참전국 중의 하나. 그래서 그런지 벨기에 국민들은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전반적으로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다고 알려줬다.
현재 교황청과 외교를 수립한 나라는 170여개국. 이중 상주대사관이 있는 곳은 100여개국. 『교황청 외교관의 역할중 지역교회와 관계된 일이 대부분입니다. 각 지역교회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파악해 보고하고 지시하는 것이 주임무입니다. 지역교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1976년 12월 17일 사제품을 받은 후 보좌신부와 주교회의 사무차장을 지낸 장몬시뇰이 로마 유학을 떠난 것은 79년 6월. 로마 라테란 대학교에서 교의신학을 전공, 「트리엔트 공의회 사제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몬시뇰은 82년 7월에 교황청 외교관 연수원에 입학했다.
만 3년간의 연수원 생활을 마치고 처음 부임한 곳은 엘살바도로. 이후 에티오피아와 시리아, 프랑스, 그리스를 거쳐 2000년 8월에 벨기에 주재 교황대사관에 몸담게 됐다.
지난해 청주 신봉동 성당에서 마련한 은경축 기념행사와 모친 임정환(데레사)여사의 팔순 잔치를 위해 잠시 귀국하기도 한 장몬시뇰. 49년 청주 태생인 장몬시뇰은 형 장인산 신부(대전가톨릭대 교수?청주교구)와 형제 신부로, 두 사제가 모두 온화한 성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85년 외교관 연수원을 졸업하고 첫임지인 엘살바도로로 파견될 때 『끝나는대로 고국에 돌아와 교구에서 사목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 장몬시뇰은 『지금도 그 소망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신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일치하려 애쓰는 한국 사목자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감명을 받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교회의 미래는 한없이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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