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설립자 테오도르 게페르트 신부의 장례미사가 7월 19일 오전11시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 성당에서 거행됐다.
400여명의 학생, 교직원, 성직, 수도자들의 애도 속에 봉헌된 이날 장례미사는 김수환 추기경 주례로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 윤공희 대주교, 정진석 대주교, 강우일 주교, 염수정 주교, 이한택 주교와 예수회원들의 공동집전으로 거행됐다.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강론을 통해 『일본 상지대 유학시절 스승으로 만났던 게페르트 신부님은 일찍부터 한국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각별하셨다』고 회고했고, 『일제 통치 아래서 그 어떤 나라도 한국에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신부님은 기회가 되면 꼭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해 놀랍고 감사했다』며 그를 기억했다.
또한 김추기경은 『게페르트 신부님은 예수회원 양성을 비롯해 서강대 설립을 위해 부지를 매입하고 학교설립 허가를 얻는데 많은 고생을 하셨다』면서 『어려움이 컸던 만큼 더 큰 사랑으로 서강대를 사랑하셨고 그 때문에 죽은 뒤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가지셨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진 고별식은 고인을 위한 헌화와 조사, 이한택 주교 주례의 고별예식으로 진행됐다.
강우일 주교는 『신부님은 일본에서 신학교에 입학할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기도해주신 은인이며 스승』이라면서 『선종하시기 전까지 단 한번도 흐트러지지 않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조사를 전했다.
고별식 후에는 유골탑 봉안 예절을 거행, 유해를 교내에 안장하고 설립자의 정신을 영원히 기리도록 했다.
1904년 독일에서 태어난 게페르트 신부는 23년 네덜란드 헤렌버그에서 예수회에 입회했으며 33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네덜란드와 독일, 아일랜드 등지에서 신학과 철학, 일본어 등을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게페르트 신부는 1940년부터 일본 상지대에서 오랜 세월 교수로 지냈다.
1954년 서강대 개교를 위해 한국에 파견된 게페르트 신부는 학교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초대 이사장을 지내면서 학생들에게 독일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이듬해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경제학과 교수와 기숙사감, 수도원장 등을 역임한 게페르트 신부는 한평생을 선교사이자 수도자, 교육자로서 살면서 지난 7월 13일 98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한편 서강대는 게페르트 신부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6월 19일 기념사업위원회 발대식을 가진바 있다.
류장선 서강대 총장 신부는 『서강을 위해 헌신한 신부님의 꿈과 열정을 기억하기 위해 위원회를 발족했다』면서 『묘역 선정, 동상건립, 사료수집 등 고인의 정신을 모든 서강인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