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어디서든 교회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서 교회가 내게 준 사명을 다하겠다는 각오뿐입니다』
16년 동안 서울대교구에서 보좌주교로 사목 활동을 해온 강우일 주교가 새로운 소명에 임하는 자세와 다짐이다.
『봉헌된 사람으로서 특별한 소감이 있겠습니까. 서울에서 일하나 다른 교구에서 일하나 교회의 일꾼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교회가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이지요』
제주지역에 대해 공부할 터
강주교는 새 임지인 제주교구가 처해 있는 사회와 사목 환경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가기 전에 공부를 먼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역사를 통해 볼 때 제주 지역이 과거에 여러 가지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혹시라도 지금까지 남아있는 아픔이 있다면 이를 치유하고 씻어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나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교는 그래서 새로운 임지에 가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신부님들, 그리고 모든 본당 교우들과 만나서 더욱 가까워지고 그분들의 삶에 대해 듣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14일 주교 서품 16주년을 지낸 강우일 주교는 그 동안 서울대교구의 보좌주교로서, 굵직한 직책들을 맡아 차분하고 과묵하면서도 강직하고 추진력 있게 맡은 임무를 추진해왔다.
『지난 16년 동안 큰 사고 없이 주교로서 봉직할 수 있었다는 것에 우선 감사의 기도를 바치게 됩니다. 특히 저를 주교로서 받들어주고 여러 가지 많은 도움을 준 동료 사제들과 하느님 백성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높은 학식과 덕망 갖춰
높은 학식과 덕망을 바탕으로 강주교는 굵직한 일들을 무난하게 처리해왔다. 1989년 세계성체대회 준비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아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를 통해 세계교회에 한국 천주교회의 이름을 널리 알렸고 이듬해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담당해 한마음한몸운동이 한국교회 안에 뿌리내리는데 기여했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주교회의 전례위원장을 맡았고 1995년 3월에는 통합 가톨릭대학교 초대 총장으로서 가톨릭대학교가 새로운 면모를 갖추는데 힘이 됐다.
1999년부터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바야흐로 통일시대를 앞두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다각적인 교회의 노력을 이끌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서울대교구의 사목체계 혁신에 따라 서울대교구 총대리 겸 교구청장을 맡았으며 새로운 시대를 향한 서울대교구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교구 시노드 준비위원장으로서 전체 시노드 과정을 총괄해왔다.
소공동체 운동 가장 보람
강주교는 지난 16년 동안의 활동을 통해 가장 보람 있었던 일 중의 하나로 1992년부터 본격화된 소공동체 운동과 그 과정에서 이뤄진 평신도 지도자의 양성을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7월 1일부터 3일까지 개최된 소공동체 전국 모임에 참석한 후 강우일 주교는 기자회견을 통해 소공동체 운동의 밝은 전망을 밝히면서 『참석한 모든 이들이 소공동체를 통해 교회 쇄신을 이룰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지고 참여했다는 점도 향후 우리 교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되는 부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노드 준비위원장으로서 강우일 주교는 이제 서울대교구가 새 천년을 맞아 의욕적으로 시작한 시노드가 반드시 큰 성과를 거둘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이런 엄청난 일이 과연 성공할까 하는 걱정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구민들이 보여준 참여 자세와 그동안의 성과를 보면 이제 큰 골격은 세워진 셈이고 금년 말 대의원 선출, 내년 본회의 개막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제주교구장 임명 발표가 난 이틀 뒤인 7월 22일 세계청년대회 참석차 캐나다 토론토로 떠난 강주교는 다시 한 번 그 동안 깊은 애정으로 도움을 준 서울대교구 모든 교구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제주교구의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환대와 사랑의 마음을 보여주었다.
■ 강우일 주교 약력
1945년 10월 12일 출생
1963년 3월 경기 고등학교 졸업
1969년 3월 일본 동경 상지 대학 졸업
1970년 9월 일본 동경 상지 대학교 대학원 졸업
1973년 7월 교황청 우르바노 대학 대학원 졸업
1974년 12월 9일 사제 수품
1975년 1월 22일 서울대교구 중림동본당 보좌신부
1976년 1월 8일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본당 보좌신부
1976년 3월 22일 사목연수원 임원
1977년 1월 7일 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
1978년 3월 30일 서울대교구 교육국장, 홍보국장
1980년 6월 3일 서울대교구 참사위원
1980년 9월 20일 서울대교구 인재양성위원회 위원
1982년 3월 11일 서울대교구 중고등학생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지도신부(겸임)
1982년 12월 3일 서울대교구 사제평의회 위원
1985년 8월 30일 서울대교구 난곡동본당 주임신부
1985년 12월 21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발레치오 명의주교)
1986년 2월 14일 주교 수품
1987년 11월∼1996년 10월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장
1995년 3월∼1998년 2월 가톨릭대학교 초대 총장
1999년 10월∼현재 주교회의 상임위원
1999년 10월∼현재 주교회의 선교사목주교위원회 위원장
1999년 10월∼현재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2001년 12월 26일∼현재 서울대교구 총대리, 교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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