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6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는 6만여명에 달하는 엄청난 인파가 이른 아침부터 광장 안팎을 메웠다. 뿐만 아니라 교황청에서 티베르강에 이르는 간선도로 등 바티칸의 주요 도로와 광장에는 무려 30여만명의 사람들이 운집했다.
오전10시25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흰색과 황금색의 제의를 입고 카푸친 작은 형제회의 수도자 「파드레 비오」(비오 신부)의 시성을 장엄하게 선포했다. 교황은 이날 시성식을 통해 『오늘 탄생한 새로운 성인은 우리를 하느님 앞으로 초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오상을 받은 우리 시대의 형제」(성바오로)는 비오 신부의 많은 일화들을 간결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소개함으로써 그 생애의 행적에 대해 한번쯤 품어봄직한 의혹을 풀어준다.
비오 신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저자 H. 바익셀브라운은 비오신부의 기적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를 준비시킬 뿐만 아니라 그를 통해 하느님이 무엇을 우리에게 호소하는지까지 헤아리도록 이끈다.
오상의 비오 신부. 1887년 이탈리아 베네벤토 대교구의 피에트렐치나에서 태어나 1968년 선종하기까지 20세기를 우리와 함께 살았던 우리 시대의 성인인 파드레 비오의 삶을 요약하는 말은 「기도와 사랑」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50년 동안 간직하고 살아간 「오상」의 기적에 주목한다.
『…어떤 상처라도 낫든가 곪든가 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비오 신부님의 경우는 과학을 다 동원해서 검사해봤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닙니다. 14년 동안 끊임없이 되풀이해 진찰을 받았습니다. 과학자의 입장에서 커지지도, 줄어들지도, 아물지도 않는 상처를 어떻게 설명을 할 수가 없습니다』(본문 중에서).
비오 신부가 흘린 피는 매일 찻잔으로 하나 정도였다고 한다. 『얼마나 아픈가요?』 아둔한 질문에 비오 신부는 『굵고 네모 난 못을 손에다 대고 망치로 힘껏 때려박은 다음에 그 못을 뺑 돌려보란 말이요. 꼭 그만큼 아파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는 기적을 잃어버린 20세기를 우리와 함께 살아간 사람이었지만 오상을 받고, 두 장소에 동시에 존재하며, 고백성사를 보는 이들의 잘잘못을 낱낱이 꿰고 헤아릴 수 없는 기적들을 보여주었다. 기적에 굶주린 이들에게 비오 신부가 보여준 그 기적들은 하느님의 전능과 은총을 증거하는 선포였다.
이 책의 저자는 서론에서 비오 신부와 그가 보여주 기적들의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면서 『믿는 이에게는 기적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기적을 따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인다.
비오 신부가 보여준 어떤 기적도 그것은 결국 「십자가의 영광」으로 귀결된다. 「기도와 사랑」의 삶 자체가 다른 어떤 기적보다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가장 위대한 기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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