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난 우리 가락이 교내 운동장을 쩌렁쩌렁 울린다.
지나가던 학생들도 대부분 잠시 멈춰서서 흥을 낸다. 5명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 혼을 담아내는 소리가 학교를 울린다. 그들은 더 이상 보통 학생의 모습이 아니다.
인천 대건고등학교(교장=안중한 수사) 사물놀이반 「터밝힘」의 구성원들은 교사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사랑을 듬뿍받는 학교의 자랑거리다.
지난 92년, 창단된 「터밝힘」은 창단 1기 패장을 맡았던 김인성(그레고리오.29.인천 동춘동본당) 교사가 후배이자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구성은 총 11명. 인원이 적기에 그 어느 동아리 보다도 선후배 관계가 돈독하다.
특히 풍물패는 화려한 각종 찬조 및 대회 참가 경력을 가지고 있다. 부평 풍물대축제에서 장려상을 받았으며, 양평 세계 사물놀이 대회에 참가했다. YWCA 풍물경연대회에 참가해 대상도 받았다. 핀란드 적십자사가 주관한 「세계 적십자 대회」의 공연에 초청도 받았다. 그래서일까. 「터밝힘」 출신들의 국악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대학교의 진학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치곤(18)군은 『악기를 다루는 실력만으로는 사물놀이의 참 맛을 느낄 수 없다』며 『풍물을 통해 공동체 정신의 의미와 화합, 어우러짐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민재(베드로.18.선학동본당)군은 『인천에서 최고가는 명성을 선배들과 함께 이어나가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동아리 활동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학과공부를 게을리 하는 회원은 선생님이자 선배인 김교사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입 회원은 학업에 충실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 받아들인다. 학업과 취미생활의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들이다.
바닷 바람 불어오는 인천의 대건고 운동장. 그 곳에는 우리 겨레의 혼이 담긴 소리와 가락을 자아내는 「터밝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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