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파는 가게」라는 우화에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인용하는 부분은 진리를 파는 가게의 아가씨와 진리를 사기 위해 온 한 사나이의 대화부분이다.
『무슨 종류를 사시려고요? 부분 진리를 원하세요, 아니면 전체 진리를 찾으세요 ?』/『전체 진리, 전체 진리를 보여 주시오 ?』
『값이 몹시 비싼데요. 선생님』/『얼마요?』
『이걸 가져가시면 여생의 모든 평안을 잃는 값을 치르시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그 사람은 슬픈 마음으로 가게를 나오게 된다는 것이 이 우화의 내용이다. 아마 그가 가게를 슬픈 마음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진리를 얻기 위하여 자신의 평온과 안일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진리를 입으로는 갈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진리를 얻기 위하여 치러야할 희생이 두려워 진리 앞에서 도망치는 우리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진리란 희생과 포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우화이다.
오늘 복음에서는 마태오 복음에만 나오는 보물과 진주의 비유를 보게 된다. 먼저 보물의 비유를 살펴보자! 보물의 비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스라엘 지역은 오늘날도 세계의 화약고로서 항상 분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었지만 성서의 시대에도 이 지역은 전쟁이 자주 일어났던 곳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날 때 피난을 가곤 하였는데 피난을 떠날 때에는 중요한 것들과 이동이 가능한 소형의 물건들만 가지고 피난을 떠나고 몸에 지니고 갈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은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몰래 묻곤 하였다. 이러한 이유가 보물이 땅에 묻히게 되는 원인이 된다. 물론 보물은 묻은 사람이 살아서 돌아 왔다면 그 보물을 다시 찾을 수 있었겠지만 불행히도 죽음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돌아올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면 땅에 묻힌 보물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떻든 이러한 사람 중에 아주 적은 수이겠지만 운이 좋은 사람들은 밭에 묻혀 있는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유다법에는 땅위는 물론이요 땅 아래에 있는 것에 대한 소유권은 그 땅의 소유주에게 있다는 법이 있기에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 그 보물을 합법적으로 소유하기 위해서는 그 밭을 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이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 물론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면이 없지 않았겠지만 땅에 묻혀 있는 보물이 자신의 재산보다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밭을 사게 된다는 것이 이 비유의 내용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물을 찾아 낼 수 있는 눈」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발견한 보물을 「획득하려는 의지」가 이 비유에서 또 다른 묵상을 제공하는 단서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땅에 묻혀 있는 보물」과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공통된 의견은 보물은 「하늘 나라」를, 그리고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알아보고 매료된 사람들」인 예수님과 제자들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 비유는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한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부모 형제는 물론 권력과 물질, 그리고 생명까지 포기하면서 하늘나라를 추구하는 것은 바로 하늘나라의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비록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비쳐질지라도, 이들은 하늘나라가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도 남을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기꺼이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하늘나라를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값진 진주의 비유도 마찬가지다. 여기서도 초점은 먼저 값진 진주를 알아 보는 눈과 그 진주를 손에 넣기 위해 전 재산을 팔아 버리는 장사꾼의 모습이다.
『모범으로 삼아야 할 것은 진주 하나를 위해 전 재산을 내던진 이 상인의 결단이다』란 어느 주석가의 말처럼 예수님과 제자들은 값진 진주인 하늘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제 이 두 비유의 교훈을 생각해보자! 하늘나라란 모든 사람에게 다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땅에 묻혀 있는 보물이나 숨어 있는 진주처럼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먼저 하늘나라라는 보물과 진주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된다는 것이고, 보물과 진주를 위해 재산을 처분하듯, 하늘나라를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다 덜 중요한 가치를 희생할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비유의 교훈인 것이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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