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늘 기도할 수 있을까?」
너무도 친숙해 무감각하게까지 대하기 쉬운 「기도」, 「이름 없는 순례자」는 『늘 기도하십시오』라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에 대해 어떻게 「끊임없는 기도」를 바칠 수 있을까 하는 원초적인 의문에서 순례의 길을 시작한다.
원 제목「어느 러시아인의 순례 이야기」가 말해주듯 「…순례자」는 한 동방정교회 신자의 순례길을 따라가며 올바른 기도의 의미와 신비를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이끈다.
그러나 「…순례자」는 결코 무거운 기도서나 이론서가 아니라 소설체의 이야기책으로 누구나 쉽게 「기도」의 맛에 빠져들게 한다.
더구나 순례자의 여정을 통해 동방교회의 영성을 맛볼 수 있는 부가적인 이익도 누릴 수 있다.
「참된 기도」에 대한 누를 수 없는 갈구에서 시작된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들과의 만남을 담아 「네 번째 이야기」까지 이어지는 순례자의 여정은 여지없이 지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참모습이다.
아울러 순례자가 목적지에 가 닿고자하는 준비와 열정은 바로 현대의 신자들이 지녀야 할 자세임을 깨닫게 한다. 이 여정을 통해 「…순례자」는 「끊임없는 기도란 자신의 모든 삶이 주님을 찬양하는 동기가 되게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들려준다.
서울대교구 최익철(80) 신부가 지난 1979년 번역본 초판을 낸 후 호평을 받아온 「…순례자」는 1870년경 러시아 카잔에서 처음 발간된 후 수 차례의 교정과 개정을 거칠 정도로 교회와 신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기도에 맛들이지 못한 이들이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지니고 기도에 다가서도록 하는 데 있다. 숱한 일상에 묻혀 기도의 참맛에 대한 기억을 잃고 있다면 「…순례자」는 기도에 대한 새로운 추억을 심어줄 것이다. 〈가톨릭출판사/222쪽/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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