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법 입법을 차일피일 미뤄오던 정부가 7월 25일 생명윤리(자문)위원회(신설)에 배아복제 연구 허용범위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생명윤리 관련법을 마련하고 9월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한다는 결정이 나옴에 따라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와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한 교회내 생명 관련 단체들이 시민 민간 단체들과 협력, 정부의 올바른 생명윤리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와 정의평화위원회, 가정사목위원회 그리고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등은 7월 31일 「조속한 생명윤리기본법 제정 캠페인단」(이하 생명윤리법 공동캠페인단)이 명동성당앞에서 개최한 「올바른 생명윤리법 제정 촉구대회」에서 참여 시민 민간단체들과 함께 「클로네이드사의 무분별한 인간복제 실험 중단과 정부의 조속하고 올바른 생명윤리 기본법 제정」을 강도높게 제기했다.

생명윤리법 공동캠페인단은 생명윤리 기본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구성된 한시적인 연대기구. 2001년 7월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식 출범했으며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및 30여개 가톨릭교회 단체를 비롯 69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클로네이드사는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인간복제 실험을 당장 중지하고 정부는 이에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요청하는 한편 「정부는 인간복제 금지만을 위한 전시용 입법 움직임을 중단하고 생명윤리와 인권을 보호하는 올바른 생명윤리법을 조속히 제정하라」고 밝혔다.

더불어 「인간배아복제 및 이종간 교잡의 금지조항 명시」에 대해 언급하고 「대리모금지 난자 매매 금지 및 배아의 안전한 관리를 포함하는 배아 보호에 관한 법 제정」 및 「영리를 목적으로 한 비윤리적 생명공학기술의 연구 및 활용행위 규제 장치 마련」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성명서 발표에 이어 참가 단체들과 함께 거리에서 가두캠페인을 벌인 교회내 생명단체들은 『정부의 태도는 애초에 생명윤리 기본법을 제정하려는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인간개체 복제 금지라는 명분만을 앞세운 제스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인간배아 복제 및 이종간 교잡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고 신설되는 「생명윤리위원회」에서 심의 결정하겠다고 한 내용에 대해 교회 단체들은 "생명윤리위원회 구성을 복지부 장관이 과기부 장관과 협의하여 결정한다고만 되어있을뿐 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한 명시적 조항도 없고, 위원회의 공정성과 민주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전혀없다"면서 "이렇게 본다면 결국에 인간배아복제를 허용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7월 26일 오후 2시 생명윤리법 공동캠페인단은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염수정 주교를 방문 생명윤리 기본법 제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가톨릭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 필요성을 전했다. 염수정주교는 『「잉여배아」라는 이름 하에 생명을 지니고 있는 「잔여배아」의 가치를 호도하는 경우가 현 상황안에서 적지 않아 유감이다』고 밝히고 『올바른 입법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해서 생명 불감증에 걸린 사회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당부했다.

생명윤리법 제정을 촉구하는 100만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는 캠페인단은 법률안에 담겨야할 내용으로써 △인간복제 및 교잡행위 금지 △인간배아의 보호 △우생학적 목적의 유전자 치료금지 △개인 유전 정보의 오남용 방지 및 보호 △실험동물의 생명권 존중 △국가 생명윤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 등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