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11일간에 걸친 아메리카 대륙 순방이 8월 1일 멕시코에서의 시성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거행된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뒤 과테말라와 멕시코를 방문한 교황의 이번 순방은 지난해 9.11테러,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의 성직자 성 추문 사건 이후 실망과 좌절에 빠진 세계와 교회에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교황은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거행된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전세계 젊은이들을 향해 교회와 세계 안에서 자신들이 경험한 좌절과 환멸을 극복하고 그리스도를 향해 문을 열라고 호소했다.
과테말라와 멕시코에서는 새로운 성인들을 선포하면서 사랑과 자비를 강조하고 특별히 보편 교회 안에서 토착 원주민들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드러냈다.
교황은 이들 세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신학적 분석이나 논쟁과는 거리가 먼, 친절하고 설득력 있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충실한 친구입니다』
토론토에서 환호하는 젊은이들을 향해 던진 이 메시지는 의혹과 불신, 갈등과 분열로 가득찬 세상 안에서 미래를 향한 교황의 희망의 메시지이다.
교황은 비록 오늘날 세상안에서 젊은이들이 많은 문제와 두려움을 갖고 있음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젊은이들은 삶의 결단, 즉 복음을 받아들이고 갈래갈래 찢어져 상처받은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그리스도의 치유의 손길을 세상에 전하겠다는 다짐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메시지에 응답해 토론토에 모인 수많은 젊은이들은 교황을 일컬어, 9.11 테러 이후 세계 안에서 희망과 신앙으로 이끌어 주는 「나침반(compass)」이라 부르며 환호했다.
교황은 특히 성직자 성추문으로 얼룩진 지난 시간들에 젊은이들이 느낀 좌절과 실망을 어루만지려는 듯 『여러분들이 일부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젊은이들에게 행한 해악이 우리 모두에게 슬픔과 창피함을 던져주고 있다』고 고백했다.
교황은 그러나 『여러분이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 교회도 사랑하라』며 『절대 다수의 사제들이 봉사와 선행의 헌신적인 삶을 살고 있음을 명심하고 이들을 지지하고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과테말라와 멕시코에서 교황은 새로운 성인들을 선포했다. 이들 중에는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처음으로 성인이 된 과테말라의 페드로 데 산 호세 베탄쿠르 신부와 최초의 아메리카 원주민 성인이자 과달루페 성모 발현의 목격자인 후안 디에고가 포함돼 있다.
이들 두 명의 성인을 두고 온두라스의 오스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은 『교황은 위대한 신앙을 지닌 소박한 사람들을 성인품에 올렸다』며 『이는 이곳의 사람들, 특히 토착 원주민들과 그들이 지닌 대중적 신심 전통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의 이번 순방은 고령에 건강상의 어려움 때문에 무리하지 않은 여정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의 여정이 보여준 사랑과 자비,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는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세상과 교회에 큰 울림을 전해주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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