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세상에 대해 욕심을 내면 안 된단다. 유리는 속에 아무것도 지니려 하지 말고, 담아두려고도 하지 말고 비워야만 한단다. 그래야 밝고 투명한 모습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단다』(서문 중에서).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진길 아우구스티노)씨가 삶에 지쳐 꿈을 잃어버린 이들을 위한 동화 「바다유리」(현대문학북스/160쪽/7500원)를 펴냈다.
도종환씨가 동화로는 처음으로 발표하는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과 「희망」. 작가는 『사랑에 눈뜨면서 많이 힘들어하고, 세상에 대해 알고 싶어하다가 상처받고 절망하거나 아파하는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사랑과 희망의 노래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동화의 주인공은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발견된 「유리 조각」. 주인공 바다유리는 바닷가의 작은 모래알갱이 속에서 태어나는 유리의 운명 때문에 「바다유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도시 변두리의 한 유리공장에서 형 「푸른모래」와 함께 태어난 「바다유리」. 그는 유리잔으로 세상에 나온 후 형과 어머니를 떠나 여자아이의 우유잔으로 살아간다. 이후 그 아이와 함께 고통과 아픔의 나날을 보낸 바다유리는 술잔으로 전락한 뒤 결국 깨어져 산산조각이 되고 만다.
바닷가에 버려진 유리조각은 오랜 인고의 과정을 겪으면서 날카로운 모서리가 조금씩 깎여 둥그렇게 변하고, 드디어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보석으로 되살아난다.
『사랑은 슬픔의 가시밭길을 끝까지 걸어가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상처와 상실의 연속 안에서 희망을 가진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죠』
이는 작가 도씨가 이제 막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충고이자 격려이기도 하다.
특히 독특한 개성과 매력이 장점으로 인정받는 요즘 세태에서 희생과 인내는 시류에 동떨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가는 「시련과 고통을 참아내며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평범한 삶의 진리를 동화 속에서 몇 번이고 들려준다.
『초등학생들과 어른들을 위한 동화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나, 정작 청소년들을 위한 동화는 없는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청소년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다는 도씨는 『그것이 교사이면서 작가인 사람들의 운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8번째 개인시집 출간을 앞둔 도종환씨는 1954년 청주에서 태어나 충북대 국어교육과와 충남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덕산중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시인은 제8회 신동엽 창작기금, 제7회 민족예술상, 제2회 KBS 바른 언어상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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