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체가 한국 교회에 도입 된 지 1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소공동체 중심 사목」이란 목표를 향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노력을 각 교구별로 전개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소공동체 전국 모임이 청주에서 열렸고, 이에 발맞춰 본지도 지난해 기획 시리즈 「21세기 한국교회와 소공동체」를 마련, 이 운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 지난 7월 전국 소공동체 관계자들은 12개 교구 2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소공동체 모임을 열고, 친교의 교회 공동체를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본지는 지난해 기획의 연장선상에서 다시 한번 소공동체 기획 시리즈를 마련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각자가 처한 여건에서 어떻게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 각 유형별 모델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소공동체 모임이 친교와 선교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수원교구 하안본당(주임=홍승식 신부) 김선호(미카엘) 총회장은 소공동체 모임의 영향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하안본당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소공동체 모임을 시작했다. 제대로 소공동체 모임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소공동체에 대한 열정과 노력 만큼은 오래 전부터 실시해온 여타 본당 못지 않게 뜨겁다. 특히 이 본당의 경우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이 운동에 앞장서고 있어, 짧은 기간이지만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안본당은 지역 여건상 전출입이 빈번해 신자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교적상 신자이지만 이미 이사간 신자들도 상당수. 이런 상황에서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이 정확한 신자수 파악이었다.
이에 하안본당은 지난 5~6월 두달간 「가족 찾아 하느님께」란 주제로 대대적인 구역?반 신자 파악에 나섰다. 최근 이 작업을 마친 본당은 여기서 나온 자료를 기초로 쉬는 신자 회두와 선교 운동 등을 병행해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실질적인 구역?반원들의 실태를 조사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이 모임에 참여시키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이와 더불어 본당 신자들에게 소공동체가 왜 필요하고 중요한 지를 알리는 교육에 주력했다. 하안본당은 이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구역장과 반장을 위한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인천교구 사목연구소 차동엽 신부를 초청 「소공동체의 의미와 영성」을 주제로 교회 기초 공동체 1일 교육을 가졌다.
뒤이어 전신자 피정과 예비신자 성지순례를 함께 실시하면서 모든 본당 공동체 일원들의 의식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들이 주임 신부의 지원 아래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일궈낸 작품이란 점이 두드러진다.
홍승식 주임 신부는 『소공동체가 자리를 잡아나가기 위해서는 주임 사제의 관심과 배려도 있어야겠지만 신자들 스스로 필요성을 깨닫고 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이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본당 사목위원들을 중심으로 전 신자들이 합심해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여성 신자들의 경우 구역? 반 중심으로 매 주일 소공동체 모임을 가지는 것은 타 본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눈에 띄는 것은 남성들을 위한 형제회가 별도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남성 신자들의 경우 여성 신자들처럼 이런 모임에 참여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안 본당은 남성 신자들을 소공동체 모임에 참여시키려는 취지로 8개 지역별로 형제회를 구성해 일단 이들을 끌어들이는데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편의상 매주일 오후 5시 모임을 갖고 있는 형제회 회원들의 활동은 아직 친교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회원들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내적 쇄신과 본당 발전에 기여해나간다는 복안이다.
또 한가지, 이 본당이 소공동체 활성화의 일환으로 장려하고 있는 것이 바로 본당 내 축구모임이다. 현재 남성2팀, 여성1팀으로 조직된 축구 모임은 지역 내 축구 동호회 뿐 아니라 타본당, 타종교 축구 단체들과도 시합 등을 통해 교분을 쌓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
축구 모임에 가입하고 싶어도 인원 제한 때문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하안 본당 축구 모임은 소공동체 모임의 또 다른 형태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더욱이 이를 통해 신자들 서로간에 친교 뿐 아니라 지역 내 축구 모임과의 교분을 통해 천주교를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로 이런 축구 교류를 통해 세례를 받은 이들이 있을 만큼 선교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선호(미카엘) 총회장은 『조만간 우리 본당에서는 소공동체 활성화에 모든 신자들이 매진하자는 뜻으로 선포식을 가지며 그 열기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소공동체를 통해 친교와 사랑을 배우고 있고 이를 토대로 신자로서의 으뜸 사명인 선교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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