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인터넷 사이트들이 빈사 상태이다.
정보사회의 진전에 따라 교회 안에서도 기하급수적으로 인터넷 사이트들이 개설돼 왔고 지금도 하루가 멀다하고 홈페이지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접속해보면 많은 경우 네티즌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
본당 홈페이지들은 8월 19일 현재 전국적으로 약 450여개에 달해 전국 본당 1258개(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통계, 2001년 12월 31일 현재)의 3분의 1이 넘는다.
하지만 대부분 본당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본당 소개, 미사 안내, 게시판, 방명록 등으로 구성돼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가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적지 않은 본당 사이트들이 공지사항이나 주보 등 기초적인 내용까지도 수개월간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조건조차도 충족되지 않는 상태이다.
어떤 본당은 게시판이 개설된지 2년이 지나도록 게재된 내용이 100여건에 불과하고 수개월간 한 건도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기도 한다. 아예 접속이 되지 않는 상태로 방치돼 있거나 단 한 건의 상담이 올라온 후 1년 반 동안 아무런 게시물도 없는 신앙상담 코너도 있었다.
인터넷 사이트의 성공 여부는 방문자 수에 달려 있다. 어떤 사이트가 제대로 업데이트 되지 않고 정보의 양과 질이 떨어질 때 방문자 수는 급속히 줄어들고 그 사이트는 사장된다. 본당 사이트들이 방치된 상태로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해 네티즌들이 방문하기를 꺼려한다면 그 즉시 사이버 세계의 가톨릭교회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런 현실의 가장 큰 이유는 관심과 투자 부족이다. 특히 본당 사목자들의 관심과 지원은 홈페이지 운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본당 사제가 인터넷과 인터넷을 활용한 사목활동에 관심을 보이는 본당은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전담 기구가 설치되고 전문가와 봉사자 인력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사이트를 관리함으로써 홈페이지의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박문수 미래사목포럼 회장은 『본당 홈페이지 활성화는 시간과 비용 등 본당 차원의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특히 사목자의 관심을 바탕으로 적절한 인적, 물적 투자가 있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대한 신자들의 무관심과 저조한 참여 역시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구리본당 인터넷 선교분과 분과장 김범준(토마스 아퀴나스)씨는 『가톨릭의 사이버 선교는 2~3년 정도 낙후된 상태』라고 평가하고 △인터넷에 대한 신자들의 무관심 △인터넷을 통한 사목활동 소홀 △열악한 인프라 환경 및 개발과 관리면의 비전문성 등을 그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문수씨는 교회의 주요 계층인 『30~50대 사이의 여성 신자들이 인터넷의 활용에 관심과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본당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본당 홍보 차원에 그치지 않고 다각적인 인터넷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서 이른바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성을 요하는 콘텐츠 개발은 교구 차원에서 개발해 본당에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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