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이라 하기엔 꾸밈이 없고, 보통 사람이라 하기엔 입담과 재치가 남다른 사람. 누굴 만나도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방송인 이기상(야고보·33)씨는 그런 이다.
이씨가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선 건 SBS 「한밤의 TV연예」 리포터로 활동하면서부터다. 여느 리포터들처럼 톡톡 튀는 맛은 없지만 아나운서 못지 않은 단정함과 흥미있는 방송계 소식을 전하면서 그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씨의 방송데뷔는 지난 94년 제1기 비디오자키(VJ?Video Jockey)로 선발되면서부터. 케이블방송이 국내에 도입되고 음악 전문 채널이 생겨나면서 방송인으로 활동했다.
우연한 기회에 도전해 국내 최초의 청일점 비디오 자키가 됐던 이씨는 여느 진행자들처럼 요란스럽지도, 다이나믹한 몸동작을 보여주지도 않지만 편안하면서도 풍부한 음악지식으로 음악 마니아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깜짝」 스타가 되고 마는 방송인들이 부지기수지만 벌써 9년째 다양한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면서 인기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케이블 음악방송 M?net에서 여전히 VJ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한밤의 TV 연예」에선 리포터로, KBS TV 「세계는 지금」에선 MC, CBS 라디오방송 「이기상의 FM 팝스」에선 DJ로 활약하고 있다.
이씨가 가장 애착을 갖는 일은 라디오 진행. 직접 청취자들의 사연을 고르고, 노래 선곡하고, 음악 트는 일까지 작가의 대본 없이 1인 다역(多役)을 소화하고 있지만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라고. 그가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있고 많은 이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어릴 적 꿈꾸었던 사제의 길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 작은 위로를 얻는다고 했다. 감히 사제직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대중을 위해, 그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살아가는 삶의 모습에서 그렇게 느낀단다.
구교우 집안에서 자라온 이씨는 열심한 신앙인이다. 어릴 적부터 복사단, 성가대활동을 해왔고, 지금도 바쁜 일정 중에서도 미사 만큼은 빠트리지 않는다. 1년 365일 방송을 통해 매일 무언가를 타인에게 전하는데 있어 신부님의 강론과 복음말씀, 그의 신앙생활은 필수적이라 한다. 좋은 말들이 전파를 타고 흘러가면 그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다.
이씨의 또 다른 바람이 하나 있다면 그의 달란트를 하느님께 온전히 돌려드리기 위해 교회방송을 통해 가톨릭 신자들과 만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오는 10월 6일 서강대 성당에서 백년가약을 맺는 이씨는 이젠 혼자가 아닌 가정을 꾸려가는 책임있는 가장으로 자리하면서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영원한 방송인으로 남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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