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를 받으면서 이웃의 필요성을 알았습니다. 구역 내 신자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면서 제 자신이 안정을 찾게 됐고, 소공동체가 다른 세상을 맛보게 해주었습니다』
서울대교구 해방촌 본당(주임=서춘배 신부)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교리를 받고 지난해 세례를 받은 정철우(프란치스코)씨는 소공동체 일원으로 참여하며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하느님을 알아 가는 과정에서 교리도 배우고 공동체의 소중함을 함께 체험할 수 있어 그에겐 큰 힘이 됐다고. 현재 그는 남성 구역장과 성가대 부단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8~9개월 간격으로 실시된 교리교육은 그동안 3차례 열렸다. 장소와 시간은 예비신자들과 상의해 결정했고, 교재는 「함께 하는 여정」을 사용하고 있다. 10여명 안팎의 예비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교육에는 구역장, 반장 등 3여명의 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한다. 예비신자 한 명 한명을 최대한 배려하기 위한 조처. 봉사자들은 교리지식 뿐 아니라 공동체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춘배 주임 신부는 『모든 환경이 낯선 예비신자들이 소공동체 반원들과 친분을 쌓으며 점차 주님을 알아감으로써 훨씬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면서 『이런 체계가 전 구역으로 확산된다면 예비신자들이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더욱 열심히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해방촌 본당은 예비신자들이 세례를 받기 위한 조건으로 소공동체 모임의 참석을 전제하고 있다. 예비신자들이 소공동체 모임에서 복음을 나누고 병자방문 등을 통한 봉사활동을 일찍부터 체험토록 하기 위한 본당측의 배려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신 영세자들이 세례를 받고, 한동안 신자들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찾아볼 수 없다.
해방촌 본당이 본격적으로 소공동체 모임을 시작한 것은 3년 전 서춘배 신부가 부임하면서부터다.
특히 8구역의 경우 2000년부터 소공동체 모임에서 구역 내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담당하며, 이 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동안 이 구역에서 교리를 받은 이들 중 특별한 사유로 빠진 몇 명을 제외한 전원이 세례를 받았다.
8구역이 이처럼 예비신자 교육을 성공리에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소공동체 반원들의 진솔한 배려와 나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8구역 5반은 이전 한달에 두번 하던 소공동체 모임을 예비신자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매주일로 바꿨다.
황흥자(막달레나) 8구역장은 『예비신자들의 열정과 참여도가 예상보다 높아 기존 반원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면서 『이들이 소공동체 모임에 합류해 성당 모든 행사와 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예비신자란 생각보다 교회 일원으로 어색함이 전혀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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