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죽음」이라는 말 앞에 한없이 숙연해질 뿐입니다』
8월 23∼25일까지 2박3일간 한국을 방문한 주 체코 교황대사 에르빈 요제프 엔더(Erwin Josef Ender·64) 대주교는 103위 순교성인과 함께 1만명에 이르는 순교자를 낸 한국교회에 놀라움부터 드러냈다.
여름 피정기간 잠시 짬을 내 한국을 방문한 엔더대주교는 꼭 한국을 방문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오다 이번에야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방한 일정 내내 한국교회에 깊은 관심을 드러낸 그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새남터를 비롯한 절두산 등 한국의 순교성지로 향했다.
『한국교회의 자생력은 수많은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서 있다는 사실에서 나오는 듯 합니다. 그것이 곧 오늘의 한국교회가 있게 한 힘이기도 합니다』
1천만 인구 가운데 32%가 신자이며 8개 교구가 있다며 체코교회를 소개한 엔더 대주교가 한국교회에서 발견한 또 다른 부러움은 성소가 꾸준하다는 것.
『현재 체코에는 2개의 신학교가 있는데 5개 교구에서 50명의 신학생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1993년 1월 슬로바키아와 분리, 독립한 이후 줄곧 사제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온 현실을 토로한 그는 한국교회에 사제와 수도자 파견을 청했다.
『40년간의 사회주의 치하에서 퇴락의 길을 걸어온 체코교회가 다시 기지개를 켜려 합니다. 오늘의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가 지닌 역동성입니다』
사형폐지운동, 이주노동자 대책 등 한국교회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활동에도 깊은 관심을 보인 엔더 대주교는 항상 따뜻한 마음과 함께 열린 시야도 당부했다.
『한국교회가 선진교회의 도움 속에서 성장했듯 이제 나눔의 주체로 지상의 하느님나라를 넓히는 일에 함께 나서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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