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7일 동안 민박과 합숙생활을 하며 서투른 언어와 몸짓으로나마 하느님 말씀을 나누고 청년 신앙인으로서의 신앙과 삶에 대해 이야기했던 이들은 한국에서의 9차 대회를 기약하며 아쉬움의 눈물과 포옹이 담긴 이별인사를 나눴다.
한일 교류모임 행사의 이모저모를 담아본다.
일본 청년과 회포 풀어
⊙…17일 도착과 함께 2~3명씩 조를 맞춰 일본측 참가자 가정에서 민박을 했던 한국청년들은 18일 주일에는 민박가정 인근 본당에서 주일미사를 참례하고 오후2시경 동경 신주쿠역 신도심에 집결 「아사쿠사관음」(아사쿠사지절), 「우에노공원」 등을 함께 둘러보았다.
아사쿠사관음은 도쿄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사찰이며 우에노공원은 동경시민들의 휴식과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외에 전자상가를 찾아 일본의 전자제품 시장 모습을 엿보기도 한 한국 참가자들은 이날 저녁에는 신주쿠 신도심의 한 주점에서 일본 청년들과 함께 만남의 회포를 풀었다.
일본 순교자 터 방문
⊙…19일 오후부터 합숙을 위해 요꼬하마 가톨릭센터로 모인 한일 참가자들은 20일 일본 문화체험의 일환으로 전철로 1시간 정도 거리인 「가마쿠라」(鎌倉)를 방문했다.
이 지역은 약 800년 전 가마쿠라 막부시대 때 잠시 일본의 수도였던 곳으로 중요한 역사적 유물과 유명 불교사찰이 남아있으며 교회적으로도 다섯명의 순교자가 배출된 의미가 깊은 장소.
가마쿠라에 도착, 먼저 순교자들의 영정이 비치된 「유끼노시타」성당을 찾은 한일 청년들은 성화 앞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며 한일 순교자들의 숭고한 넋을 묵상했다.
⊙…가톨릭센터에서의 합숙 일정은 대나무젓가락 만들기, 윷놀이 등 일본과 한국의 전통 문화를 배우는 전체 작업, 성서말씀과 신앙체험, 한일 청년교류모임이 각 개인들에게 남긴 의미 등을 나눠보는 그룹작업 등으로 이뤄졌다.
대나무를 잘라 칼과 사포 등으로 다듬어 젓가락을 만들어본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젓가락을 사용, 일본 전통 국수 「소바」를 대나무통에 흘려 먹어보기도 했으며, 한국팀은 사람들이 직접 말이 되어 진행되는 윷놀이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다양한 일본 문화체험
⊙…일본 문화체험은 여름 전통 의상 유카타를 입고 「하나비」(폭죽놀이)와 함께 일본춤 「봉 오도리」를 배워보는 프로그램에서 절정을 이뤘다.
「봉」은 한가위를, 「오도리」는 춤을 가르키는 것인데 한일 청년들은 남녀별로 각각 유카타를 차려입고 가톨릭센터 마당에 설치된 높은 무대를 중심으로 원을 만든 뒤 무대위 일본팀이 이끄는 대로 봉오도리를 연출했다.
이 봉오도리는 일본의 한가위 명절 「오봉」때 갖는 풍습에서 유래된 것.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특별한 음식 등을 만들지 않지만 대신 지역별로 봉오도리 모임을 갖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본 청년들은 봉오도리가 지역연대 및 조상들에 대한 추수 감사의 마음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일 청년들은 문화체험 일환으로 일본의 여름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우리와 함께」라는 노래에 맞춰 액션송을 하고 있다.
연극.노래.춤으로 미사 봉헌
⊙…공식 합숙 행사를 마무리하며 준비된 입체미사는 두시간에 걸친 조별 작업끝에 거행됐다.
입당, 말씀의 전례, 봉헌 등 미사전례의 각 부분들을 조별로 준비해서 연극과 노래, 춤으로 표현한 젊은이들은 말씀의 전례 부분에서는 한국인들이 일본말로, 일본인들은 한국말로 성서를 봉독하는 모습 등을 보여 「다름」속에 「하나됨」을 보이고자 노력했으며 봉헌때는 직접 밀가루로 만든 제병과 대회 주제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표현한 포스터, 그리고 대회 전체 일정표를 함께 봉헌했다.
▲ 한일 청년교류 모임에 참석한 사제단과 청년들이 입체미사중 서로의 손을 잡고 주의기도를 하고 있다.
감격의 눈물바다 이뤄
⊙…입체미사 중 평화의 인사 때는 모두가 포옹을 하며 대회 기간동안 서로에게 느꼈던 마음을 털어놓고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는데 행사를 준비한 일본측 스텝들과 한국측 스텝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격에 겨운 인사를 나눠 때아닌 눈물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일본 학생들을 지도한 이나가와 신부는 입체미사 강론에서 『한일 교류모임을 통해 우리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통해 하느님을 만났고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면서 『그러한 많은 체험과 서로에게 던진 말들이 그리스도의 말씀이 되어 우리 서로에게, 또한 보다 많은 다른이들에게 던져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4차 대회 때부터 모임에 참가해 왔다는 일본 청년 대표 소준일(마티아.상지대학 경제학과 4)군은 체험 발표시간을 통해 『한국 친구들은 내가 혼자 있을 때 항상 먼저 와서 대화를 청해왔다』면서 『그때의 경험으로 진정한 만남이란 언어가 아니라 만나고자 하는 어떤 느낌이란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하고 『한국과의 인연으로 전공 공부면에서도 한국경제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덧붙여 소준일군은 『한국 친구들을 알게되면서 일본이 아닌 한국과 세계를 생각하게 됐고 그만큼 사고의 폭이 넓어져 세상을 향해 한발 앞서나가는 성숙된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며 『이것은 아주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고 털어놔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