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이 돌아왔다. 이 시기에 한국 교회의 고유한 역사와 신앙 선조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순교기념관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 순교 선열들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 순교기념관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 절두산 순교기념관서울 신촌에서 영등포 방향으로 한강을 건너다보면 유난히 시선을 끄는 건물이 하나 있다. 벼랑 위에 3층으로 세워진 절두산 순교기념관. 대원군이 병인년(1866)에 일으킨 대박해 때 약 8000여명의 신앙 선조들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병인박해 100년을 맞아 1967년 낙성된 이 기념관은 순례성당과 순교 성인 28위의 성해가 안치된 지하묘소, 전시관으로 나뉘어 관람할 수 있다. 기념관에는 서적류, 지본, 교회사적 유물, 민속도자기, 민속품, 사진류, 회화, 야외전시물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이벽, 이가환, 정약용 등의 유물과 순교자들의 유품, 최양업 일대기, 유중철·이순이 동정부부 일대기 등 귀중한 자료들이 보관돼 있으며, 김대건 신부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 하차, 합정동 로터리에서 외국인 묘지로 가는길(당산철교 쪽 길)을 따라 5~6분 정도 걸으면 철길 옆으로 성지가 보인다.
※문의=(02)3142-4434~5
▩ 중림동성당 순교자기념관서울역 뒤편 서부역에서 아현동으로 향하는 길목 왼편, 염천교에서 마주 보이는 언덕 주변은 서울에서 흔치 않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동네다. 이 언덕 배기에 자리잡은 중림동(약현)성당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1892년 완공된 중림동성당이 이곳에 자리잡게 된 것은 1801년 이후 네 차례의 박해 때 평신도 100여명이 순교한 「참터」(현 서소문공원)가 내려다보이기 때문.
국가사적 252호로 지정된 이 성당은 지난해 9월 순교기념관을 새롭게 단장했다. 기념관에는 당시 전례예식서 등 서적류를 비롯해 각종 형구, 성작, 성합 등도 진열돼 있다. 또 한국 교회 생활관을 별도로 마련해 당시 신앙 선조들의 모습을 인형으로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인근에는 명동성당, 서소문, 새남터 등이 자리하고 있어 여러 곳의 성지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에서 하차해 가톨릭출판사 방향으로 5분 정도 걷다보면 성당이 보인다. ※문의=(02)392-5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