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수도자들이 「성미술」이란 공통분모 아래 다채로운 종교미술품을 선보이며 한자리에 모였다. 순교자성월을 맞아 9월 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중림동 가톨릭화랑에서 마련되는 「가톨릭수도자미술전」이 바로 그 자리다.
그간 개인전과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정기전을 통해 몇몇 수도자들의 작품이 소개된 바 있지만, 수도자들만의 작품을 한 곳에 모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미술을 전공한 다수의 수도자들이 작품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들이 작품을 내놓을 만한 전시공간과 기회가 쉽게 마련되지 않아 일반신자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미술전은 각 수도회에서 묵묵히 작업만 해오던 수도자에게는 데뷔무대가 되고 대중들에게는 그들의 숨은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
일반작가들과는 또 다른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수도자들의 이번 전시는 오랜 수도생활로 정화되고 기도로 그려지고 빚어진 성미술을 선보이며, 각 수도회의 다양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듯 독특하고 이채로운 작품을 내놓아 시선을 끈다.
회화부터 공예, 조각, 유리화에 이르기까지 40여점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전시에는 조각가 최봉자 수녀(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동양화가 손숙희 수녀(동정성모회), 유리화가 마르끄 수사(떼제공동체) 등 대표적인 미술가를 비롯해 장애인 서양화가 윤석인 수녀(작은예수수녀회), 하영희 수녀(천주섭리수녀회), 탁정자 수녀(작은 예수 시녀회), 유병창 수사(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박보규 수사(가르멜수도회), 이만용 신부(구속주회) 등 20명의 남녀 수도자들이 참가한다.
화랑관계자는 『성미술품이 일반 미술품과는 달리 전례공간을 풍요롭게 하고 신자들의 신심을 키워가는 도구인 만큼 기도로 정제된 수도자들의 작품은 교회의 소중한 보물』이라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신자들은 수도자들의 영성이 담긴 미술품 감상으로 순교자성월을 더욱 풍요롭게 보내고, 수도자들은 작품활동을 더욱 왕성히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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