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신부는 1984년 성인 반열에 오른 한국의 103위 순교자들 가운데 대표적 성인으로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것은 김대건신부가 한국 교회 첫 사제라는 면 이외에도 지속적인 박해속에서 비교적 짧은 생을 살았음에도 훌륭한 믿음과 성덕의 표양을 후손들에게 남겼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9월20일 「성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순교자 대축일」을 맞아 김대건신부가 지녔던 영성의 면들을 살펴본다.
25편에 이르는 친필서한들을 비롯하여 역사 자료 안에 담긴 김신부의 활동을 종합해볼 때 김대건신부는 「하느님과의 친교」「교회 안에서의 일치」「마리아 신심」「선교 및 순교」면에서 뛰어난 영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김신부 서한들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모든 일을 하느님 중심으로 생각하고 처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러한 사실은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심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드러날 수 없는 것이라고 영성신학자들은 밝히고 있다.
『…관장께서 내가 천주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형벌을 당하게 해주시니 관장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천주님이 이런 은공을 갚고자 당신을 더 높은 관직에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체포되고 난후 자신을 심문하는 관장에게 남긴 김대건신부의 이 말은 하느님께 대한 빈틈없는 믿음과 사랑 그리고 박해자까지 사랑으로 감싸안는, 완덕의 모습을 드러내는 한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서한에서는 장상들과 조선교회 신자들 동료 최양업 등과 긴밀한 일치의 유대를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예로 장상들 에게는 최대한 겸손한 자세로 임했는데 「부당한 아들 」「무익한 아들」이라고 자신의 서명앞에 이름을 쓰거나 「지극히 겸손하고 지극히 부당한 아들」이라는 최상급 형용사를 붙여서 썼다. 이와함께 장상들에 대해서 언제나 진정한 순명의 정신을 가졌다. 전문가들은 교회와 장상에 대한 철저한 순명 정신은 바로 그의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앙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선교 영성적인 면에서 김대건 신부는 계속적인 박해시기를 살면서도 조선의 복음선교를 위해 뜨거운 열성을 가지고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려 노력한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조선교회사와 순교자들에 관한 보고서」에서의 글들은 조선의 선교를 위해 하느님 자비를 비는 김신부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이다.
『저는 자비롭고 은혜로우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조속히 조선에 목자들을 보내시어 흩어진 양들을 모으시고 한 목자 아래 한 양 우리를 이루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스승들에게 보낸 서한들에서는 당시 조선교회의 상황을 전하며 언젠가 조선이 천주교에 대한 방향을 바꾸어 복음을 받아들이길 열렬히 소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대건신부의 영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순교의 의미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박해의 고통을 통해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본받고자 노력했으며 옥중에서는 순교의 용기를 주시도록 하느님께 간구했다는 것이다.
순교직전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되려 한다」고 언급한 점에서도 알 수 있듯 김신부는 하느님 안에서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순교로써 실현코자 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한 영성신학자는 『그의 순교가 갑작스런 어떤 사건이 아니라 많은 기도와 준비를 통해 이루어진 그의 영적 삶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고 평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