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인 가을. 국내 대형 서점가에서 인기있는 베스트셀러 중 상위에 오른 책 중에 신자 문인들의 작품이 대다수 선정돼 눈길을 끈다.
특히 몇몇 작품들은 MBC의 「!느낌표」라는 오락 프로그램의 책 소개 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 알려지면서 세인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신자 문인들의 작품 속에는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 작가 자신들의 신앙의 세계에 대한 조망을 밀도 있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큰 특징. 작품을 통해 작가가 던져주는 복음적 메시지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다. 또 이들 베스트셀러는 가까운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책은 「봉순이 언니」(푸른숲/208쪽/6000원). 이미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등 유수의 베스트셀러를 펴낸 공지영(마리아)씨의 작품이다.
60∼70년대 고도로 성장하는 사회의 뒷골목에서 한없이 짓이겨지고 추락하면서도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봉순이 언니의 삶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펼쳐진다. 작가는 자신의 고향인 서울 아현동 언저리를 배경으로 다섯 살짜리 「짱아」와 식모인 「봉순이 언니」와의 만남을 통해 우리를 그 시대 아련한 추억의 뒤안길로 이끈다.
지난 92년에 출판되어 10년째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는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웅진닷컴/294쪽/7000원). 이 작품은 개성 박적골에서의 어린 시절과 한국전쟁으로 혼란한 서울에서의 20대까지 모습을 그린 박완서(엘리사벳)씨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분단과 이데올로기 전쟁을 겪은 민족사와 그 시대 민초들이 당해야만 했던 고난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나온지 일주일만에 3쇄에 들어갔다는 이해인(클라우디아) 수녀의 산문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샘터사/284쪽/8500원) 또한 놓칠 수 없는 작품. 이수녀가 「사랑할땐 별이 되고」 이후 5년만에 펴낸 산문집이다. 기도와 경험에서 건져올린 일상의 소중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하고 환하게 만들어 준다.
주옥같은 글과 깨끗한 삶으로 많은 이들에게 「90세의 소년」, 「수필문학의 교과서」 등의 평가를 받아온 원로작가 금아 피천득(프란치스코) 선생. 피선생의 작품 「인연」(샘터사/272쪽/8000원)은 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려 문학소녀들이 암송하다시피 한 한국출판계의 역작이다.
저자의 동심 어린 마음과 싱그러운 감성이 가득한 이 책은 한편 한편에 담긴 맑은 언어가 가슴을 파고들며 잃어버린 순수를 되찾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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