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던 지난 6월, 전국의 많은 성당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신자들이 한마음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여러 성당에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축구 경기를 중계하면서 신자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함께 응원전을 펼친 것이다.
비록 월드컵이라는 일회적 행사를 매개로 한 것이었지만 이로 인해 적지 않은 본당들이 지역 사회와 더욱 가까워진 것은 분명하고 많은 사목자와 신자들은 교회가 세상을 향해 열린 공동체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
본당이 지역사회에 열린 공동체가 되려는 노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도돼 왔다.
서울대교구 역삼동본당과 목동본당 등을 비롯한 여러 본당에서는 다양한 문화강좌와 행사들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고 있다. 이들 본당 부설 문화원, 문화관들은 백화점 문화 센터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추고 영성, 심리, 건강관리, 외국어, 기타 교양 등 다양한 강좌들을 개설해 지역주민들의 문화 활동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음악회 등 문화 행사들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998년 문을 연 인천 생활음악연구소는 매월 한 차례씩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어왔는데 매번 500여명 이상의 관객들로 성황을 이뤄 생활성가에 대해 신자들은 물론 일반 지역주민들도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
본격적인 관광사목을 개척하고 있는 대전교구 대천해수욕장 요나성당은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해수욕장에서 문화 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은 문화의 거리로서 명동이 다시 태어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인천가톨릭대학교가 들어선 강화도에서는 지역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강화지역의 문화 발전에 교회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학교부설 기관인 겨레문화연구소는 강화도 지역의 구비문학을 총정리한 책을 펴내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 발표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지역 주민이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함으로써 크게 호응을 얻어왔다.
세상 안에 살아가는 교회는 세상과 관련을 맺고 세상과 함께 살아가야 할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복음화시켜야 하는 소명을 안고 있다.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본당은 자기가 처한 구역 내에서 주민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 초월적인 하느님 표지가 되어야 한다. 평소에 본당이 주민들과 항상 한 마음으로 사는 일이 중요하다』(200주년 사목회의 의안 「지역사목」 중에서)
본당이 오직 폐쇄적인 신자들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 사회와 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함께 하며 그들의 문화를 복음화시켜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기초적인 공동체인 본당의 기본적인 소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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