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아서는 하느님과 한 영혼의 관계를 그리는 영성생활의 표본으로서 끝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여기서는 예언자의 혼인 생활에 의한 말씀 선포를 살펴보고자 한다.
호세아의 문체는 열렬하고 감동적이며 간결하고 핵심적이다. 그리고 예민하고 시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가운데 열정적인 성격이 그의 어투에 잘 나타난다. 또한 사랑의 하느님 야훼 편에서 죄인들에게 보내시는 예언자의 호소는 간청과 같다.
예언신탁으로 구성되어 있는 호세아서는 북왕국이 함락되고 유배당한 후에 제자들이 수집한 말씀을 유다왕국으로 가지고 와서 편집 완성한 것으로 보는데 크게 두 부분 나눈다.
첫째 1~3장은 예언자의 결혼을 통해 야훼 하느님의 성실하신 사랑과 우상숭배로 매음의 영(靈)에 혼탁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설화 부분이다. 3장이 모두 심판을 예고하지만 이스라엘이 회복될 것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말로써 구원의 약속으로 끝난다.
둘째 4~14장은 여러 심판 신탁으로 이루어진 설교 부분으로 계약전승의 계시로 밝혀진 윤리도덕의 계명들을 언급한다. 서두와 끝이 명확치 않아 그 구분이 매우 어려우나 각 신탁은 유사점을 가지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3장에서 호세아는 창녀와 결혼하라는 명령을 하느님으로부터 받고 고멜이라는 여인을 사랑하여 기이한 결혼을 한다. 그 결혼생활은 호세아에게는 고통인 동시에 이스라엘의 종교 상황을 상징하였다. 호세아는 자기 자녀들의 상징적인 이름으로써 이스라엘을 단죄하고 있다. 첫 딸의 이름은 「로-루하마」 즉 『가엾이 여김을 받지 못하는 여자』의 뜻이다. 『왜냐하면 내가 더 이상 이스라엘 집안을 가엾이 여기지도 않고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1, 6).
차남의 이름은 가장 극단적으로 「로-암미」 즉 『내 백성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너희는 내 백성이 아니요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지 아니할 것이기 때문이다』(1, 8)로 불렀다. 이것은 본질상 『야훼의 백성』이었던 이스라엘의 『끝』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내 백성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야훼의 기본질서를 무시하고 그의 계명에 배치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호세아는 하느님에 대한 전인적인 관계에서의 앎을 강조했는데,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알지 못하고 종교적 행위에 있어서 가나안 신화와 사고에 동화되어 버렸다. 이것은 고멜이 남편을 배신하고 애인을 찾아간것처럼 주님만 섬겨야 한다는 시나이 계약의 대헌장인 십계명의 첫 계명을 거스린 것이다. 이제 바알 잡신에 더럽혀진 이스라엘의 오염된 신앙을 고발하는 가운데 그 간음행위는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경고하고 있다(2, 2~13).
이렇게 야훼를 잊어버린 이스라엘은 더 이상 야훼의 백성이 아니며, 야훼는 더 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고 징벌하신다. 그리고 심판 때 「야훼와 만날 것」이라는 것은 숙명적인 재난이 아니라 살아계신 분과의 직접적인 대면이라는 것이다.
이어서 예언자는 회복과 축복의 대망을 암시한다. 메시아에 대한 희망의 실현은 인간을 해방하는 가운데 이제 두려움 대신 친밀한 연인으로 다가오신 하느님을 뵙게 된다(2, 19~20).
비장하면서도 순수한 인간적 진리를 담고 있는 그의 결혼생활이 주는 의미는 결코 우의적일 수 없다.
예언자는 마음속의 내밀한 체험을 통해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전달한다. 닥쳐올 고난은 과거에 대한 속죄이며 미래에 대한 출발점으로 이제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다시 회복될 것을 예견하고 있다. 예언자는 자신의 기이한 결혼생활을 통해 한없는 은총을 베푸시는 하느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말로써 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로써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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