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팎으로 정신적이고 영성적인 가치에 대한 갈증을 지니고 있는 현대 사회 안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보여준 신앙 그리고 고유한 문화에서 비롯된 영성적인 내용들을 모아 좋은 구슬이 되도록 엮고 싶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만의 독특함을 찾아내고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9월 25일 발족된 가톨릭 영성신학 학회 공동대표 중 수석대표를 맡은 유병일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원장)는 『영성에 대한 교육과 나눔이 그간 학교 교육이나 제도를 통해서는 미흡했던 모습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한 영성에 대한 고민을 신자들과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영성신학 학회 출범의 변(辨)을 밝혔다.
유신부는 『많은 이들이 「한국교회는 영성이 없다」는 말로 외적 성장에 비해 내적 성숙이 부족한 교회 모습에 걱정하고 있는데 이는 정말 영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우리만의 색깔을 찾지 못한 데서 기인된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것을 찾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성은 다른 학문들과 같이 지적 지식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체험과 삶을 함께 요구하는 분야입니다. 그리고 사회의 시류 역시 체험적 지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면에서 영성신학 학회는 지성적 지식과 체험적 지식을 함께 다룸으로써 좀 더 다각적인 영성신학 연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영성신학 학회는 전공자들은 물론 평신도 수도자들이 함께 주도적인 구성원이 돼서 학회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들려준 유신부는 『성직.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 한국 교회 안에 전승된 영성적 유산을 학술적으로 공부하고 계발하는 자리로서도 의미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
『복음화 없는 세계화는 새로운 무신론, 새로운 개인과 집단이기주의 지나친 자유주의로 흘러 개인과 가정이 분열되고 불신과 죽음의 문화라는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유신부는 『생명문화, 사랑의 문화가 가능할 수 있는, 「복음화」를 향한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이 시대 안에서 메시아적 예언자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학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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