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교회가 정한 묵주기도 성월이다.
개인, 가정, 사회 나아가 국가와 세계의 구원과 평화를 위해 특별히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장하는 달이다. 이 한달 동안 모든 신자들은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가운데 하나인 묵주기도를 더욱 열심히 바치며 그리스도의 구원신비를 묵상하고 주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 것을 다짐한다. 묵주기도는 성모 마리아를 통해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 중 가장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기도이다. 로사리오 또는 매괴신공으로도 불리웠으며, 이는 각각 라틴어와 중국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장미꽃다발」을 의미한다. 현재는 주교회의 용어위원회 결정에 따라 묵주기도로 통일됐다.
■ 묵주기도의 기원
묵주기도 성월이 10월로 정해진 것은 1883년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수프레미 아포톨라투스」에 의해서다. 이에 앞서 교황 비오 5세는 묵주기도로 승리를 거둔 레판토 해전의 날(10월 7일)을 기념하여 이날을 묵주기도의 기념일로 정한바 있다.
묵주기도의 기원은 초대교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인들은 자신을 신에게 바친다는 의미로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쓰는 관습이 있었다. 이것이 초대 교회 신자들에게 전해져 기도 대신 장미꽃을 봉헌하곤 했다.
특히 박해 당시 신자들이 콜로세움에 끌려가 사자의 먹이가 될 때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썼는데 이것은 하느님을 뵙고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는데 합당한 예모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유래는 이집트 사막의 은수자들이 죽은 자들을 위해 시편 150편을 외웠는데, 작은 돌멩이나 곡식 낟알을 머리에 쓰는 관처럼 둥글게 엮어 하나씩 굴리며 기도의 회수를 세었다고 한다.
■ 성모발현과 성모신심
묵주기도는 1830년 이후 성모 마리아가 발현해 이 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호소하면서 널리 확산되기 시작했다. 세계 성모 발현지 가운데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호소한 곳은 프랑스 루르드와 포르투갈 파티마다. 1858년 루르드에서 발현했을 때, 성모 마리아는 오른팔에 묵주를 늘어뜨리고 양손을 가슴에 모은 모습으로 벨라뎃다에게 직접 기도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또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파티마에서 발현한 성모 마리아는 자신을 「로사리오의 여왕」 이라 밝히고 매일 묵주기도를 15단씩 바치면 전쟁이 끝나고 죄인들이 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 6번의 발현 중 세 번째 발현 때는 각 단을 바친 후 「구원을 비는 기도」 를 할 것을 지시했으며, 마지막 발현에서는 자신을 「묵주기도의 어머니」라고 선언했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바치는 기도로 자리잡은 묵주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수난, 부활 등 구원사를 요약한 환희?고통?영광의 신비로 이뤄져 있다.
교회는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로 이뤄진 묵주기도를 통해 인류 구원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가 인류 구원 역사에서 이룩한 놀라운 사건을 묵상할 수 있도록 이끄는 심오한 기도라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묵주기도의 신비를 묵상하는 가운데 자신도 성모의 모범을 본받아 인류 구원의 역사에 동참할 것을 다짐해야 한다. 또 묵주기도가 단순한 염경기도나 묵상기도가 아니라 구원의 역사에 협력하기 위해 우리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치는 봉헌의 기도이며 투신의 기도라는 점을 감안, 인류의 회개와 구원, 세계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를 더 간절하고 정성스럽게 바쳐야 할 것이다.
묵주기도라는 영적 무기를 통해 사랑과 진리 안에 일치하여 하느님의 구원을 찬미하는 영적 기쁨을 생활할 때만이 하느님이 주시는 진정한 평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교황의 가르침
1883년 교황 레오 13세(1878~1903)는 그의 회칙에서 10월을 묵주기도의 달로 정하고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호소했다. 교황 비오 10세(1903~1914)는 묵주기도만큼 아름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는 기도는 없다면서 이 기도를 사랑하고 매일 정성스럽게 바치라는 유언을 남겼다.
또 교황 바오로 6세는 1974년에 발표한 교황 권고 「마리아 공경」에서 『묵주기도는 복음서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인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이며 그리스도께 대한 끝없는 찬미』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프랑스 루르드 성모 성지의 로사리오 대성당 봉헌 100주년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묵주기도가 성모 마리아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동정녀 마리아와의 일치 없이는 하느님과의 일치도 이룰 수 없으며 성령에 충실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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