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이 마련하는 성음악 콘서트나 성미술 전시회 등은 인근 직장인들에게 가톨릭의 풍요로운 예술 작품들을 만나게 한다. 본당에서도 의지와 열의가 있다면 각종 음악회나 전시회 등 문화행사들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성당은 무대공연이나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넓은 시설과 공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문성을 지닌 신자들도 있으므로 성당 시설들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필수적이다. 고급문화에 치우치는 자세는 현대 사회에서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이 된 지 오래이다. 대중문화는 오히려 수준 높은 가톨릭 문화를 더욱 광범위한 대중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따라서 각 본당에서도 대중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중문화를 복음 선포와 인간성 고양에 적극 활용하기 위한 사목 프로그램들이 마련돼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부분이 미디어 교육이다.
현대사회에서 어떤 종교보다도 오히려 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대중문화를 이해하고 순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본당에서 적극적인 미디어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교구나 전문 기관에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이를 각 본당별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미 한국교회 안에서도 대중매체에 대해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전문기관들이 다수 있으므로 이들의 본당 대상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각 본당에서는 적절한 기준에 따라 선별한 좋은 매체들을 본당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여하고 도서, 영화, 비디오, DVD 등을 이용한 뒤 토론하는 포럼 형식의 모임들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청소년 사목에 있어서는 문화적인 매개가 더욱 절실하다. 이미 고도로 화려하고 세련된 멀티 미디어에 익숙한 청소년들을 위해 각 본당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적 프로그램들은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성당 시설을 청소년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고무하고 지원하며 각종 동호회들을 마련해줌으로써 성당이 청소년들의 활동의 장이 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여성 사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교회 안에서 여성 신자의 비중은 70%에 달한다. 단순한 봉사와 인력 동원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교양, 사목 프로그램들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주부, 맞벌이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나 강좌들은 신자가 아닌 지역사회의 여성들에게도 적절한 것으로 마련함으로써 지역 여성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신앙 공동체로서 본당은 교회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이자, 나아가서는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씨앗이다. 본당에서 복음적 가치를 바탕으로 인간 정신을 고양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각종 문화활동은 지역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고 세속화된 현대 사회의 문화적 경향을 정화함으로써 참된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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