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민이 새 교구장을 맞으며 바친 기도문 중 일부. 8일 봉헌된 강주일 주교 제주교구장 착좌식 및 미사는 제주교구민들이 새 교구장의 뜻을 받들 어 하느님 나라가 이땅에 더욱 확장되어 나아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다.
강주교님 기도는 ‘마음을 바꾸는 기도’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축사에서 『「기도하시는 주교님」인 김창렬 주교님이 이 기도의 힘으로 태풍도 막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김창렬 주교에게 『주교님, 사실이에요?』라고 확인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김추기경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강주교님 기도의 힘도 굉장히 세다』고 덧붙이며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확 바꿀 수 있는 기도』라고 말해 또한번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폭싹 속았수다”
⊙…강우일 주교도 추기경 못지 않은 유우머를 과시. 강주교는 축하식 말미 인사말에서 『서울 신자분들이 제주 사람들이 원래 무뚝뚝하니까 친절하지 않더라도 이해하라 했다』며 『저도 말수가 적은 편이라며 말수가 적은 사람끼리 잘 통할 것 같다』고 넉살.
강주교는 또 『소음과 공해 속에 살다 이곳에 오니, 앞에는 한라산, 뒤에는 바다…. 마치 별장에 온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며 『환영해 주신 모든 분, 폭싹 속았수다』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폭싹 속았수다」란 말은 「참 수고하셨습니다」란 의미.
수놓은 걸개그림 장관
⊙…축하연이 벌어진 중앙성당 지하 강당 벽은 23개 본당 신자들이 그린 걸개그림이 수를 놓고 있어 일대 장관을 연출. 다채로운 신앙적 내용이 담긴 그림 위에는 「바람도 돌도 저희도 주교님을 환영합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 착한 목자 되소서」 「주교님 혼저옵서예(어서오세요)」 등 강주교를 환영하는 글도 함께 써놓아 새 교구장을 맞이하는 제주교구민의 마음을 짐작케 했다.
또 교구와 각 본당 여성연합회 회원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안내봉사를 자청, 여 러 신자들의 귀감이 됐으며 각 본당 성가대원들로 구성된 교구 연합성가대와 중앙본당 관현 악단의 장엄한 연주는 이날 전례 분위기를 돋우는데 큰몫을 담당하기도.
이날 제주교구민들이 봉헌한 영적예물은 미사봉헌 272대, 미사참례 1만4532회, 영성체 1만4060회, 성체조배 9464회, 주모경 7만3153회, 묵주기도 20만2455단, 주교를 위한 기도 3만8645회, 희생 극기 9819회, 십자가의 길 2335회, 화살기도 2만7433회, 묵상 1만4866회 등이다.
감사함이 더 가득한 이임사
⊙…김창렬 주교는 이날 이임사를 통해 『하느님은 지난 19년간 저의 모자람을 채워 주시며 기쁨을 느껴셨던 것 같다』며 『이제 저는 물러나고, 학덕과 풍부한 사목경험을 지닌 강주교님을 새로운 교구장으로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주교가 이임사를 하는 동안 일부 신자들은 떠나는 전임 교구장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눈물짓기도.
활기찬 교구공동체 기대
⊙…제주교구 사제단 대표 허승조 신부는 축사에서 『강주교님께서 제주 교구장으로 서임되신 후,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의 뜻을 한데 모아, 하느님의 종인 교구장에게 주어진 직분을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신 소감은 저희 제주교구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교구 김항원(아타나시오) 평협회장은 환영사에서 『강주교님이 강조하시는 기도와 청빈의 생활, 제주민의 아픈 상처 치유,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하는 삶, 소공동체 모임 활성화 등은 어쩌면 제주교구에 절실히 필요하고 전 교우들의 바람과도 일치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느님의 뜻이 주교님을 통해서 이 땅에 잘 구현되고 그분이 보시기에 좋은 신앙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기도 드리겠다』고 말했다.
▲ 새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교구 사제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교구사제단 대표 한재호 신부와 교구민 대표 중앙본당 사목회장 김경환(분도)씨가 강우일 주교에게 영적.물적 예물을 증정하고 있다.
▲ 강우일 주교가 미사 중 장엄강복하고 있다.
▲ 축하식 후 한국주교단과 기념촬영.
▲ 축하식 중 전임 교구장 김창렬 주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강우일 주교.
■ 강우일 주교는 ‘제3대’ 제주교구장
제주교구는 그간 1971년 광주대교구에서 분리돼 제주지목구가 설정된 후 초대 지목구장으로 부임한 성골롬반외방전교회 헨리 대주교를 초대 교구장으로 산정해왔다.
그러나 최근 77년 정식 교구로 출범하면서 부임한 박정일 주교를 초대 교구장으로 인정키로 했으며 이에따라 김창렬 주교는 2대 교구장으로 이번에 새 교구장으로 착좌한 강우일 주교는 3대 교구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