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하기까지 남편 유중철(요안)과의 동정 서약을 지키며 그리스도를 따랐던 이순이(루갈다)와, 그의 형제 이경도(가롤로) 이경언(바오로)이 옥살이 중 틈틈히 어머니 등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가 일반인들이 읽기 쉽게 현대문으로 번역, 발간됐다.
김진소 신부가 펴내고, 양희찬?변주승 교수가 옮긴 「이순이 루갈다 남매 옥중편지」〈호남교회사 연구소/2500원〉는 온몸이 헤어지는 고문과 박해 속에서도 순교를 은총으로 생각, 고통을 기쁘게 견딘 이들의 신심이 잘 드러나 있다.
한국교회 순교자들이 쓴 최초의 편지로 알려져 있는 이들 삼남매의 옥중 편지는 순교자 김종률이 필사한 필사본을 현대문으로 옮긴 것. 다블뤼 주교의 「한국 순교자 비망기」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 등과 대조, 이 필사본은 원본에 가장 가까운 편지로 추정하고 있다.
「이순이…옥중편지」는 이순이의 삶과 믿음살이, 이경도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이순이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이경언 옥중편지 등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하늘나라에서의 영원한 행복을 희망으로 가족을 위로하는 이순이와 이경도의 편지 구절구절과 신앙생활에서 체포, 옥살이, 순교까지의 과정을 일지처럼 기록한 이경언의 편지글을 통해 이들의 생활화된 신덕과 굳은 덕망을 잘 알 수 있다.
특히 호남교회사 연구소 소장 김진소 신부는 책의 앞머리에서 주문모 신부의 주선으로 동정살이로 신앙의 길을 함께한 이순이?유중철 부부의 삶은 그 시대 상황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 성소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 부부동정은 구원을 목적으로 삼은 고행주의, 금욕주의가 아니라 복음의 권고를 따르기 위해 역사가 만들어낸 임기응변이라는 설명. 또한 부모를 극진히 섬기고 가족간 화목, 이웃 사랑 실천에 성실했던 이순이 부부의 삶은 현대 사회에서도 가정생활의 모범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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