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 선과 악, 낮과 밤의 이원론적 사고 속에서 밤은 항상 악의 영역에 속했고, 그래서 긍정적인 것이라기보다 부정적인 것으로 내쳐져왔다. 그러나 「낮의 세계」보다 무한대로 큰 「밤의 세계」는 별빛의 가녀림 속에서 무한과 영원이라는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이 책은 성서 속에 나타난 인물들을 중심으로 「밤과 어둠」에 대해 묵상하고 기도한 묵상서이다. 하느님과 겨루었던 야곱의 고독한 밤은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존재로 변화된 밤이었다.
또, 동방 박사들과 목자들은 캄캄한 밤하늘을 비추는 별을 따라 새로 태어난 아기 예수를 찾아 나섰다. 베드로가 진정한 믿음으로 예수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밤을 지나는 체험을 통해서였으며, 엠마오의 제자들이 비로소 예수를 알아보고 그 말씀에 뜨거운 감동을 느낀 것도 밤 시간이었다.
하느님을 향한 존재의 그리움. 성서를 묵상하면서 만나게 되는 「밤」은 잊혀있던 존재의 그리움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김진태/가톨릭대학교출판부/112쪽/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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