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대화하며 늘 그림자처럼 모시고 다녀보십시오. 두려운 것이 없고 자신감이 넘칠 것입니다』
서울 망우동본당에서 「선교왕」 「선교 해결사」로 통하는 배수한(데레사.55)씨. 지난 98년 본당 9구역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선교운동에 뛰어든 그는 자신의 활동이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함께 나눈 것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오히려 선교를 통해 남에게 베푼 것 보다 신앙적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고.
그동안 하느님의 일꾼으로 신명을 다해 선교활동에 헌신해온 배씨는 몇해 전 본당에서 전개한 새가족 찾기 운동에서 45명을 입교시킨 공로로 선교왕 대상을 받았다.
배씨는 98년 9구역장을 맡은 직후 주임 신부를 찾아가 자신의 능력 부족과 가정문제를 이유로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때 본당 신부는 『실적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발로만 뛰어다니면 예수님께서 다 거두실 터이니 씨만 뿌려 보라』며 그를 격려한 것. 배씨는 그 순간 깨달음이 오면서 해보겠다는 의욕이 생겼다고. 그 후로 그는 『내게는 주님과 성모님이 함께 하시는데 이보다 더 든든한 빽이 어디 있겠는가』란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선교에 임하게 됐다.
배씨가 선교하며 겪었던 경험담 하나.
이날도 여느 때처럼 가두 선교와 가가호호 방문을 나간 배씨는 말쑥한 신사복 차림의 한 중년 신사로부터 『아줌마는 왜 거리에서 이 짓을 하고 있어요?』란 질문을 받았다. 배씨는 느닷없는 질문에 잠시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예. 이 짓이라고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저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분이 사랑하시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이 일을 합니다. 주님께서 보잘 것 없는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서 말이죠. 우리는 한 평생을 선하시고 진리이신 예수님을 따르고자 이런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처음엔 부정적이었던 그 신사는 『그래요. 개신교 사람들은 예수 믿으면 모두 천당 간다던데 아줌마야말로 진실한 대답을 해 주신 것 같군요』라며 꼭 성당에 나올 것을 약속했다고.
이밖에 1년동안 한 사람에게 여러 차례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정성으로 공을 들여 마침내 입교서를 받아낸 사례 등 그동안 배씨는 다른 신자들이 불가능하다고 포기한 사람들도 여러 명 하느님의 자녀로 인도했다.
선교 활동을 하며 다양한 경험들을 여러 차례 경험한 그는 이러한 모든 체험들이 자신을 보다 성숙한 신앙인으로 변모시키는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일반 신자들이 인도하지 못한 완고한 가정을 담당하고 있는 배씨는 오늘도 온종일 『저희는 필요 없어요』란 대답을 들으면서도 부지런히 이웃집의 초인종을 누르며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거절해도 결코 실망하지 않고 1년이든 2년이든 지속적으로 선교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실을 낼 수 있다는 신념이 필요합니다. 본당 신부님이 방문해도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 가정이 많은데 선교활동은 끈기와 지속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