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3세기를 맞는 한국교회에 사상 첫 교황대사 대주교의 탄생을 안겨준 신임 주 방글라데시 교황대사 장인남 대주교가 1월 13일 오후2시30분 대한항공 928편으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형 장인산 신부(대전 가톨릭대 교수), 모친 임정환(데레사.81) 여사와 함께 귀국했다.
임지 부임에 앞서 고국 신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2주일 정도 일정으로 고향 땅을 찾은 장대주교는 공항 귀빈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18년여의 외교관 생활을 하며 한시도 한국교회의 아들임을 잊은 적이 없지만 이렇게 교황님을 대변하는 이로 불러주심에 새삼스럽게 「한국교회 아들」임을 진하게 체험했다』면서 『이것은 하느님께서 한국교회에 내려주신 큰 은혜가 아닐 수 없고 피로써 순교한 선조들의 신앙에 응답해 주신 은총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월초 부임 예정인 방글라데시에서의 업무와 관련, 『1억 3천만 인구 중 70%가 이슬람교신자인 방글라데시에서 가톨릭 신자 수는 25∼30만 정도인 0.2%를 넘는 상황인 만큼 무엇보다 이슬람교, 불교, 그리스도교간 종교간 대화를 증진시키는 게 가장 큰 과제 일 것』이라고 말한 장대주교는 『이와 함께 그리스도교의 근본 자세가 구원의 기쁜 소식을 모든 이에게 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가운데 전교에 주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장대주교는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매우 빈곤한 나라중 하나이면서 또한 자연재해로 인한 많은 피해를 입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하고 『그같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방글라데시 국민들에게 의료 교육 사업 등을 통해 그리스도교가 사회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본연의 사랑 나눔을 실천해 보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간의 외교관 생활에 대해 『외교관으로 생활하려면 서방의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어학 능력이 전제돼야 하는데 「이게 내 언어다」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만큼 여러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데는 부족함을 느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한 장대주교는 『또한 사제로 서품될 때는 본당에서 신자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할 사목자 상을 꿈꾸게 되는데 외교관 생활은 그같은 사목자로서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모습일 수 밖에 없고 신자들과 함께 하는 사제 모습을 일상에서 구체화시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대주교는 『그처럼 외교관 되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선뜻 후배들에게 외교관이 될 것을 권유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그러나 제게 주님께서 길을 열어주신 것처럼 다른 후배들에게 성청 외교관이 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신다면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서품식에 참가한 후 귀국 길에 동행한 정진석 대주교를 『청주교구장으로 재임하실 때 사제품을 주신 분이고 또 외교관 학교를 선처해 주시고 유학중 개인적 한계를 느낄 때마다 든든한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정말 좋으신 아버지』라고 소개하고 『정대주교님과 어머니의 기도 덕분으로 오늘 이렇게 큰 은총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교황청 입장에 대해서도 언급한 장대주교는 『교황성하는 항상 분쟁 갈등이 있을 때 무력이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하시고 또한 정의가 이뤄지는 곳에 참된 평화가 있다는 소신을 보이고 계신다』면서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 역시 강자가 약자를 누르는 방식은 배제돼야 하고 대화를 통한 정의 평화 실현만이 어려움을 풀 수 있는 관건이 될 수 있다는게 교황성하 및 신자들의 소망일 것』이라고 들려줬다.
『앞으로 계속적인 기도와 후원을 기대한다』고 당부한 장대주교는 『청주교구를 비롯 한국교회 전체가 교황 대사 임명 발표에서부터 서품식이 거행되는 날까지 함께 열심히 기도해 주시는 모습을 접하며 한 형제임을 깊이 느끼는 가슴 벅참을 경험했다』면서 『그러한 기대에 보답하도록 나름대로의 긍지를 갖고 세계 교회에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대주교는 1월 19일 낮12시 서울 명동 주교좌 성당에서 서임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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