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프란치스코.56.서울 신대방본당) 감독. 우리나라 독립영화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그의 「기록영화」 작품엔 사실 그 이상의 「사실」이 잘 살아있기로 유명하다. 그는 바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삶」에 「가까이 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들어가 살기」 때문이다.
김동원 감독이 최근 한국독립영화에 있어 또하나의 쾌거를 이뤄냈다. 바로 1월 26일 폐막한 미국 선댄스영화제 「표현의 자유상」을 수상한 것. 김감독의 새로운 기록영화 「송환」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영화제 비경쟁부문인 「월드 다큐멘터리」에 초청돼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상식 후 미국 내 교민들을 대상으로 특별시사회를 펼치고 돌아온 김동원 감독을 만났다.
『「송환」은 비전향장기수들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92년 이웃에 이사온 이들을 처음 만났고 내가 알고 있는 간첩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모습, 죽음 앞에서도 흔들림없는 순수한 신념에 경외심을 느꼈습니다』
김감독은 지난 86년 철거민들의 애환을 녹여낸 작품 「상계동 사람들」 이후 노동자, 빈민, 장애인 등 사회 소외계층의 삶의 애환과 사회문제를 기록하면서 역사와 사회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각 작품 주제의 선정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감독은 『그저 나만 알고 있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는 좋은 사실이나 나누고 싶은 생각들을 작품에서 표현한다』고 말했다. 『「서로 사랑하라」는 복음의 핵심은 너무나 자명한데 이기심과 모순에 가득찬 삶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왜 사람들은 실천을 하지 않는가』 김감독의 반문이다.
그가 영상매체를 통해 풀어낸 것도 「예수는 왜 가난한 가운데 와서 수난을 당했을까」라는 끊임없는 이 의문이었다. 충무로에서도 잠시 활동했던 김감독은 상계동 철거민들의 고통을 접하고는 그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고 이후 「기록영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감독은 3월에 개봉될 송환의 마무리 작업이 끝나면 역사 왜곡에 대한 문제를 영상으로 담아볼 계획이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보편성」』이라고 강조하는 김감독은 영상이나 음악 등을 보완해 젊은이들도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영화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91년부터 다큐멘터리 제작집단 푸른영상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영화제작 외에도 올바른 미디어문화 정착을 위한 강의 등에 열심이다.
영화 ‘송환’은…
영화 「송환」의 주인공은 김동원 감독의 옆집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북한 정치공작원으로 남파됐다가 30년만에 출소한 비전향장기수. 「송환」은 그들의 순수한 의지와 신념, 출소 후에도 「장기수」라는 멍에를 지고 가난과 병마, 외로움과 사람들의 변치않는 편견, 사회.정치적 잇속에 이용되는 모습을 가감없이 담았다.
선댄스영화제 수상을 비롯해 2003년 12월 한국독립영화제에서 「올해의 독립영화」 「관객상」 수상 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김감독의 영화 중에는 처음으로 극장에서 개봉되는 작품으로 올해 처음 실시되는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의 첫 상영작이다. 서울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와 부산 광주 대구 목포 등 전국 11개 예술영화전용관에서 3월 1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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