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해 평생을 전통주와 누룩빚기의 외길에 바쳐온 「국순당」「배상면 주가」의 배상면(안드레아.80.서울 도곡동본당) 회장이 교회 안에도 전통주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배회장은 서울대교구 중서울지역과 손잡고 5월 31일부터 6월 4일까지 교회내에서는 처음으로 「우리 술 만들기 강좌」를 주관, 「배상면 주류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직접 강의와 실습을 맡아 진행한다.
『새로운 술을 만드는 일은 새로운 생활 문화의 창조와 연결되는 것이며 한 나라의 술은 그 민족의 전통과 풍토가 만들어낸 시(詩)이자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술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배회장은 『오랫동안 주조업을 하면서 느낀점은 우리 민족이 마시는 술은 우리 국토에서 생산되는 곡식으로 충당되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우리보다 인구가 적은 스페인 민족에게도 「세리주」라는 고유 술이 있는데 아직 우리는 남북한 합쳐 이렇다할 명품 술이 없고 더 많은 외국술만 밀려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2년전 연구소 설립과 함께 전통주 만들기 강좌를 해왔으나 수도자 신자들을 염두에 두고 강의를 하기는 처음이다.
『유럽 수도원들이 수도원안에서 포도 등을 재배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술을 만들어 왔고 그 전통이 지금껏 이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한국의 수도원에서도 우리 곡식과 과일을 이용한 우리 술을 담궈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회장은 또 『농산물 개방 영향으로 늘어날 휴경지에 대체 작물로 포도 등 과실과 잡곡을 재배, 여기서 생산된 원료로 「포도막걸리」「쌀포도주」 등 우리 고유의 술을 발굴, 생산?공급하게 되면 농가소득증대는 물론 외국산 위스키 브랜디 포도주의 수입대체로 외화도 절약되고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농전 농예화학과를 졸업하고 1952년 「동촌기린양조장」 경영으로 소위 「누룩장이」 길로 들어선 배회장은 현재 슬하의 세 자녀 모두 국순당 「백세주」, 배상면주가 「산사춘」, 배혜정 누룩도가 「부자」등을 통해 주류 업계에서 전통주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그가 교회에 발을 내딛은 건 1984년. 어떤 역경이 닥쳐도 『감사합니다』라고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배회장은 일이나 생각이 막힐 때 『신께서 무한한 지혜를 나에게 주셨다. 감사합니다』라고 10번 이상 귀에 들릴만큼 소리내어 기구하면 문득 솟아날 방안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신께서 무한한 지혜를 나에게 주셨다. 감사합니다」는 지난 2000년 발행된 그의 자서전 제목이기도 하다.
「술과 함께 한 인생」이라고 회고하는 배회장은 『세계인들이 한국하면 떠오르는 그러한 명주를 아직 개발하지 못했고 그것을 보기전에는 나의 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면서 『최소한 전통술이 진정한 세계의 술이 되도록 하는 초석만은 내손으로 다져놓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고 전했다. 전통주 기술 후계자 양성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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