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는 단순히 세속의 역사나 문화를 다룬 책이 아닌 하느님과의 만남에 대한 증언이며, 하느님이 해 온 일과 하는 일과 할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즉 구약성서는 역사적인 체험을 신앙으로 해설해 인생의 궁극적 의미를 밝히려는 거룩한 역사서이다. 그렇다면 구약이 담고 있는 뜻을 충분히 존중하는 한편 신약과 충돌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구약성서를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을 제시할만한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다(모리스 질베/박요한 영식 옮김/생활성서사)-모세오경(176쪽/7200원), 예언서(152쪽/7000원), 성문서(228쪽/7500원)」. 생활성서사가 펴낸 이 시리즈는 구약성서 안에 담긴 문화적, 신학적, 영적 풍요를 누릴 수 있도록 구약성서의 본질적인 내용들을 알차게 전개했다.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다」는 표현은 니체아-콘스탄티노플 공의회의 신앙 고백 문구이다.
「예언자들을…」 시리즈는 성서 학계의 거장인 모리스 질베 신부가 성서 연구와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 일곱 편을 모아 엮은 것이다. 구약성서에 대한 비평적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시리즈는 성서해석의 원칙과 기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과정을 담았다. 시리즈는 각각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각 권은 우선 성서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석 원칙을 소개하며 기본적인 문제들에 친숙해지도록 했다. 이어 첫 권인 「모세오경」에서는 토라, 곧 성서의 첫 다섯 권에 해당하는 율법을 소개하고, 두 번째 권 「예언서」에서는 예언자들의 증언 및 그들이 활동한 고대 이스라엘의 왕정 시기를, 세 번째 권 「성문서」에서는 시편과 지혜서들을 다뤘다.
옮긴이 박요한 영식(가톨릭대 성심교정 교수) 신부는 서문을 통해 『그리스도인은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분의 인격 안에서 하느님 계시의 첫 단계가 그 정점에 이른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고, 구약성서를 하느님의 계시라는 전체 문맥 안에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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