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즐겁게 만납시다」를 슬로건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도시와 농촌에서 모인 생산자·소비자들은 하느님 창조질서 보존과 한해 수확에 감사하며 도?농간 연대를 재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오후 5시까지 진행된 행사는 추수감사미사, 전통놀이마당, 직거래장터, 차전놀이, 길쌈놀이, 수입농산물 비교전시, 도예체험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 감사의 한마당
사물놀이패 「모두골」의 길놀이와 축문 낭독으로 흥을 돋운 한마당 잔치는 염수정 주교와 사제단 공동집전 추수감사미사로 시작됐다. 미사 중에는 특히 한 해 동안 수확한 오리쌀, 사과, 단감, 유정란, 오리, 닭 등을 각 교구 생산자들이 미사예물로 봉헌, 풍성한 수확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미사 영성체 후에는 생산자 대표 송남수씨와 도시생활자 대표 김정숙씨가 「2002년 쌀 문제 해결과 농업위기 극복을 위한 도?농 생명의 연대실천 결의문」을 발표했으며, 우리농 공로상 시상식이 열려 광주교구 가톨릭농민회 「숲속의 들」 공동체, 서울 화곡동본당 「하늘땅물벗」 도시생활공동체 등 각 2개단체와 개인이 우리농 공로상을 수상했다.
▲ 추수감사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
# 흥겨운 어울림
직거래 장터에서는 서울 도시생활공동체와 농촌생산자가 하루 자매결연을 맺고 판매활동을 함께 펼쳐 눈길. 각 교구 판매부스에 파견된 도시소비자들은 농민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 농민들의 일손을 덜었다.
행사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떡 메치기는 이날도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염수정 주교와 조남호 서초구청장의 메치기를 시작으로 여러 명의 손을 거쳐 반죽된 떡은 행사장을 찾은 신자들의 아침 간식으로 안성맞춤. 떡을 공짜로 나눠준다는 소식에 몸싸움도 불사하는 아줌마(?)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 염수정 주교가 떡메를 치고 있다.
▲ 어린이들이 벼타작을 체험하고 있다.
▲ 신자·지역주민들이 어울려 차전놀이를 벌이고 있다.
#‘우리쌀 지키기’ 등은 썰렁
아침부터 내린 비로 행사 참석인원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역주민과 신자 등 행사장을 찾는 발길은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한우 생고기와 사골을 판매한 안동교구본부와 도예체험 부스는 하루종일 분주한 모습.
하지만 유전자 조작식품반대 및 우리 쌀 지키기 서명,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홍보 부스는 찾는 이가 없어 대조적이었다. 한 관계자는 행사장 구석에 자리한 데다 행사 참석자들이 농산물 구입에만 신경을 써 꿔다 논 보릿자루 신세가 됐다며 『행사의 취지와 목적을 알고 찾아 줬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