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어지는 임기 3년 동안 주교회의 심부름꾼 역할을 맡아하면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2002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를 통해 신임 주교회의 의장으로 선출된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10월 18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교회의가 복음화와 공통유익의 증진을 위해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고 연구?협의하는 협의체 기능을 갖고있는 만큼 분야별 위원들과 힘을 모아 위원회들을 활성화시키는 업무와 함께 주교회의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회기 부의장을 맡은 데 이어 의장직을 수행하게된 최대주교는 『주교단의 친교와 일치를 도모하는 것이 의장이 지닌 무엇보다 소중한 임무일 것』이라면서 『최근 몇 년동안 신임 주교들이 여러명 탄생하게 되면서 주교단 구성도 연령별, 사목경력 별로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게 된 것 같아 보다 활력적인 주교단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역할과 관련해서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비롯 가톨릭적인 분별력과 가치를 사회에 가르치는 일이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한 최대주교는 『급변하고 있는 사회에 적응하면서도 교회의 보편적 진리를 전달하는 것이 숙제인 것 같다』고 의견을 들려줬다.
또한 『신앙은 용서와 화해를 통해 정의와 평화를 건설하는 길』임을 강조하고 『그러한 면에서 특히 최근 불거지고 있는 생명윤리, 인간존엄성 문제, 환경문제 등에 대해 전문위원회와 함께 교회가 가르치는 올바른 의미의 인간 생명문제를 전하는데 노력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봉직할 당시 사회사목 담당을 맡아 민족화해위원회 구성 및 민족화해학교 개설 등을 통해 교회 안에 남북 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한편 98년 고위성직자로서는 처음 북한교회를 방문하는 등 남북 화해 노력에 앞장섰던 최대주교는 이같은 이력만큼 민족화해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드러내 보였다.
『입춘이 되었다고 완전한 봄이 찾아온 것은 아닌 것처럼 50년 이상 이념적 갈등과 반목으로 쌓여진 남북관계가 하루아침에 좋아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꾸준한 인내와 관용을 지닌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어려움을 안고 있는 현재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 역시 여러 가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려움은 오히려 은총의 때일 수 있다』고 언급한 최대주교는 『인간적인 능력이 아니라 성령께서 이루어주심을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부족함을 통해서도 일을 이끄시는 성령께 기도하면서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가운데 말해야 할 때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을 앞둔 정치상황과 관련 최대주교는 『교회가 어느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가톨릭 신앙과 어긋나는 정책이 나온다면 비판을 서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보화시대 교회 역할에 대해서는 『흘러 넘치는 수많은 정보들은 인간이 적절한 가치 기준을 갖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악용될 소지도 많다』면서 『교회는 올바른 가치 평가를 통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야 하며 정보선택의 기준을 제공해서 많은 정보를 유용한 것으로 바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대주교는 주5일 근무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히고 『생산성을 높이고 인간의 품위를 살리는 방안이라는 면에서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면 시행되어져야 할 것』이라며 『교회로서는 그러한 시류에 맞춰 어떤 역할과 모습을 갖춰야 할지가 관건인데 각 교구 단체 등 교회 내부에서 이미 주5일 근무제에 대한 교회 역할 연구와 자료 수집을 통한 사목적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63년 사제품을 받고 69년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원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한 최창무 대주교는 70년부터 가톨릭대학교 교수로 봉직하면서 79년과 91년 두 차례에 걸쳐 11대, 16대 학장을 지냈다.
94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후 99년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피우메피센세 명의주교)에 임명됐으며 2000년 11월 30일 광주대교구 대주교좌를 계승 교구장에 취임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