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눈 덮인 정상을 직접 볼 수는 없겠지만, 마음의 눈으로 히말라야를 볼 거에요』
선천성 1급 시각장애 고교생이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한다. 주인공은 충북 충주시 성모학교(교장=김남순 수녀) 고등부 1학년 박동희(안드레아?17) 군.
박군은 오는 12월 「히말라야로 가는 꿈나무 원정대(대장=김영식)」에 합류, 해발 6091m의 피상피크 등정에 도전한다. 피상피크 봉은 네팔 피말랑 마낭 지역에 위치한 피라미드 모양의 산으로, 가파른 절벽과 제트기류, 빙하, 추위 등으로 전문 산악인들조차 힘들어하는 곳이다.
5년 전 장애인 두명이 히말라야 고봉에 도전한 일은 있으나, 박군처럼 1급 시각장애인이 겨울 히말라야에 등정하기는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 박군은 이미 앞을 못보는 상태로 한라산을 오른 적이 있다.
『히말라야에 올라가 보겠냐는 선생님의 제안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 지원했어요. 제 자신과 세상에 도전해보고 싶었거든요』
장애를 갖고 태어난 박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만 해도 사물의 형체를 희미하게나마 알아볼 수는 있었으나, 지금은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하지만 박군의 감각은 더욱 예민하게 살아나, 그동안 소리만 듣고 공을 쳐야하는 맹야구나 맹탁구 시합 등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왔다고 한다.
지난 4월부터 등반준비를 해온 박군은 그 동안 월악산, 조령산 암벽, 설악산 등반 등의 실전 훈련과 함께 매주 월 수 목요일 인공암벽 훈련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려왔다. 이젠 수직암벽을 오르내리는 것도 수준급. 주위에서는 박군이 체력만 보강하면 이번 등반은 문제없을 거라고 장담할 정도다.
박군과 꿈나무 원정대는 전문 산악인 엄홍길씨와 함께 내달 15일 출국해 28일 피상피크의 해발 4300m 지점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한 뒤, 내년 1월 5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정상에 도전한다.
박군은 『반드시 정상에 올라 부모님과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며 『제 도전이 앞 못보는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희망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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