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유다왕국 말기 (기원전 7∼6세기 초) 예언의 소리마저 끊긴 암흑기에 스바니야는 심판의 날에 하느님의 진노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구원의 가능성을 가르쳐준다.
스바니야의 예언자적 활동은 요시아의 종교 개혁이전으로 보고 있다(1, 1). 이때는 아시리아의 천체숭배와 어린이 제헌, 마술, 점, 성전 매음 등이 순수 야훼 신앙을 무참히 짓밟고 나라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고가 는 상황에, 아시리아 뿐 아니라 아몬과 가나안의 토속신앙의 퇴폐풍조가 나라를 휩쓸 때였다. 그런데 므나쎄의 아들 아몬이 통치 2년만에 살해당하고, 요시아가 8세에 등극하여 섭정이 행해지던 때(640∼630)에 반세기의 진통을 토해내면서 스바니야가 하느님께 불림을 받고 나타났다.
스바니야라는 이름은 『야훼가 숨겨주다』 또는 『피신시켜 주다』라는 뜻이다. 그는 예루살렘 출신이며 히즈키야 왕의 현손으로서 예루살렘에서 예언활동을 했다고 추정된다(1, 1). 유다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에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한 대표적 인물이다.
스바니아서의 내용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본 예언서를 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한 위협(1, 2~2, 3)과 이방 국가에 대한 신탁(2, 4~15)과 예루살렘과 이방 국가에 대한 고발(3, 1~7) 그리고 야훼의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구원약속과 유다의 회복을 알리는(3, 8~20) 네 부분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스바니아 역시 다른 예언서와 같이 이스라엘의 죄악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된다. 그 죄악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밀어 다칠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즉 「야훼의 날」을 선포하여 그 날에 예루살렘에서 일어날 처참함을 끔찍하게 밝히고 있다. 이 「야훼의 날」(1, 3)은 바로 「분노의 날」로서 선임 예언자들이 이미 묘사한 심판의 날을 확대시켜 우주적인 성격을 띤다. 이 주님의 날은 단순히 멸망의 날만이 아니라 구원의 날이기도 하다. 결국 주님의 심판은 당신 백성을 정화시키고 새롭게 한다는 뜻을 지닌다.
이 주님의 날을 목전에 둔 비통한 음률은 그리스도교의 위령미사의 부속가 (Dies Irae 분노의 날)를 탄생시키기까지 했다.
그러나 비록 비극의 예고로 점철된 메시지이지만 마지막 일말의 희망까지 말살시키지는 않았다. 이는 그가 「남은 자」에게 희망을 걸었기 때문이다(2, 3).
이 「남은 자」란 재앙에서 구원될 「땅의 가난한 사람들」이다(2, 4~15). 가난한 사람들이야말로 약속된 땅의 상속자들이며, 이들을 중심으로 유다 나라에 구원이 실현된다. 이들은 돈도 없고 권력도 없는 사람들, 주님을 진심으로 경외하고 의지하면서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이다(3, 12~13).
하느님 계획의 핵심은 당신이 새로운 사회의 싹인 가난하고 충실한 백성과 계약을 맺으신다는 사실이다. 가난하고 충실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열어놓고 정의와 진리를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3, 11~20).
스바니야가 말하는 이상적인 가난은 사회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영성적인 차원에서 이 가난한 사람의 모습을 그렸다. 아나와(anawa, 영성적 가난)는 부침(浮沈)이 많은 역사적 사건 속에서 생명과 구원의 관건이 되는 인간의 근본적인 자세를 명확히 일러준다. 즉 생명을 얻으려면 정의를 사랑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뜻이며 회개에로의 초대이다. 이는 신약의 진복팔단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스바니야는 우리를 아나와(영성적 가난)의 삶에로 초대한다. 즉 우리를 사회적인 재산의 가치(부, 명예, 권력, 성, 지식, 건강, 인정받으려는 관계 등)를 비웃는 내적 자유인으로 그리고 오직 하느님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요한 14, 20)로 진복팔단의 삶에 초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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