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 한국교회 평신도 사회운동으로 전개된 「내 탓이오 운동」은 교회는 물론 한국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내 탓이오 운동」은 생명경시풍조 만연을 비롯 가족해체 위기, 외래문화 난립, 계층 및 세대간 갈등 심화 등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교회 평신도들이 발벗고 나선 대표적인 평신도 운동이었다. 「신뢰회복」이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교회뿐만 아니라 대사회적으로 확산된 「내탓이오 운동」은 사회 각계각층은 물론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해외교포사회로까지 확대됐었다. 이같은 열기는 반생명적이고 반사회적인 현상에대해 나부터 비롯됐다는 종교적 희생과 반성에서 우러난 것으로, 이해타산과 이기심으로 살아가는 국민과 신자들의 정신을 움직이는데 한몫을 했다.
이같은 평신도 운동은 교회 내 모든 신자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으로서 무엇보다 능동적으로 실천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 교회의 주체이자 세속을 살아가는 평신도가 이같은 대사회적인 운동을 통해 빛과 소금이 되는, 즉 그들의 사명과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내 탓이오 운동」을 비롯한 평신도 사회운동은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시작돼 왔으나, 당시에는 그때 그때 야기되는 사회현상에 수동적이고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 평신도 운동이 본격화된 것은 80년대 후반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전개한 신뢰회복운동이었다. 민주화와 사회변혁에 대한 욕구가 컸던 당시 한국평협은 평신도주일을 기해 전국적으로 신뢰회복운동을 전개했다. 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펼쳐진 이 운동은 「내 탓이오」 운동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크게 확산됐다.
「내 탓이오」 운동은 종교인이 전체인구의 절반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혼탁해지고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는 것은 종교인의 역할 부재라는 성찰에서 비롯됐으며, 한국사회의 윤리?도덕의 기강을 바로 세우자는 취지에서 대사회적으로 진행됐었다.
이같은 평신도 사회운동은 90년대 들어 도덕성회복운동으로 이어졌다. 교회는 이기주의와 물질주의 팽배, 생명경시풍조 만연에서 비롯된 윤리의식 붕괴와 사회전반에 퍼진 도덕불감증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덕성회복을 통한 사회개혁을 촉구했다. 이에 한국평협은 날로 심각성을 더해가는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해부터 「똑바로」 운동을 전개하기에 이르렀다.
생활실천운동이자 의식개혁운동으로서 적극적인 실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똑바로」 운동은 「생각과 말, 행동을 똑바로」, 「교육을 똑바로」, 「정치를 똑바로」하자는 등 개인차원의 자성부터 무너진 사회전반의 기강을 「똑바로」 세우자는 취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새천년기를 맞아 전개된 「똑바로」 운동은 과거에 비해 도덕적 위기가 훨씬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내 탓이오」 운동을 전개할 때보다 평신도의 열기와 국민적 관심이 더디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이미 사회뿐 아니라 교회 내에서도 집단이기주의와 개인주의, 세속화된 도덕적 위기가 스며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따라서 교회와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평신도 사회운동이 더 넓게 교회 안팎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평신도들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각성과 반성, 실천의지를 다시 다져야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평신도운동이 교회 내 모든 신자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인 만큼 신자들에 의해 능동적으로 실천돼야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한국교회 평신도운동은 최근들어 평협 차원에서 전개된 「내 탓이오」 「똑바로」운동 뿐 아니라 가톨릭 NGO(비정부기구) 활동 활성화 등으로 폭넓게 펼쳐지고 있다. 도덕적 근본을 바로잡는 의식개혁운동은 전 신자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여성?인권?생명?환경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복음정신에 입각한 사회운동도 평신도에 의해 활발하게 펼쳐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평신도 사회운동의 성공은 신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관건으로 평신도의 결연한 의지가 적극 요청된다. 또 교구나 본당 등 체계화된 교회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사회의 도덕적 기반을 바로잡는데 더욱 힘써야할 것이다.
한국 평협의 한 관계자는 『평신도는 교회와 세상의 중심이 돼 누룩과 같은 존재가 돼야할 것』이라면서 『400만 가톨릭 신자들만이라도 이같은 운동에 적극 참여한다면 사회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한 평신도 사회운동이 지속되길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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