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는 해마다 전례력으로 연중 마지막 주일(그리스도 왕 대축일) 바로 전 주일을 평신도주일로 지내고 있다.
한국 교회가 1968년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때 제정한 평신도주일은 평신도 사도직에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 평신도 스스로 자신의 사도직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격려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평신도를 「듣고 따르는 교회」라 하여 평신도의 수동성이 강조됐으나, 공의회를 통해 평신도의 역할이 크게 부각됐다. 공의회는 평신도가 성직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직자가 신의 백성인 평신도의 구원을 위해 존재한다는 정신에 따라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1963),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1964),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1965) 등을 통해 평신도의 특수사명을 인정하고 평신도를 통해서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평신도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선택된 백성으로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를 칭한다. 평신도는 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그리스도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참여하여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사명을 완수한다. 평신도에게는 신앙고백, 미사참례, 영성체, 교회교리의 옹호, 교회의 유지, 합법적인 교회당국에 대한 존경과 복종의 의무가 있는 한편, 성사?대사?축복 등을 받을 수 있고 기도자들에게 기억되는 일, 전례 참여, 교회에 대해 스스로의 의견을 밝힐 권리를 갖고 있다.
평신도 주일을 맞아 평신도의 정체성과 사명감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아 이 시대에 요청되는 평신도 사도직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함께 묵상해 봐야 한다. 평신도주일은 교회력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들이 주체가 돼 교회의 중심에서 활동해야 함을 다짐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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