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역사상 획기적인 전환점이며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특별히 교회 구성원의 대다수를 이루는 평신도에 관해서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 등을 통해 오늘날 평신도들이 자신의 책임을 의식하고 그리스도 교회에 봉사하는 것은 뚜렷한 성령의 활동이라고 분명하게 규정, 평신도로 하여금 각자가 하느님 백성임을 인식하도록 하는 아래로부터의 교회론을 탄생시켰다.
공의회 기간중인 1965년 11월 반포된 「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1968년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대전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하는 결실을 가져오는 등 한국교회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었음은 물론이다. 또한 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이후 「평신도 그리스도인」 「가정공동체」 「여성의 존엄」 「가정교서」 등 평신도와 관련한 다양한 교회 가르침이 발표되는 근간이 됐다.
교회헌장의 초안마다 계속해서 평신도에 관한 장이 마련됐던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공의회는 교회 구성원 모두가 하느님 백성이라는 것을 강조한 다음 평신도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평신도는 성직자 수도자들과 공통으로 세례로써 그리스도와 한몸이 되고 하느님 백성중에 속하면서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하여 교회와 세계 안에서 그리스도의 백성 전체의 사명을 각기 분수대로 수행한다』는 것이 골자다.
눈여겨 볼 것은 평신도의 고유한 특징을 「세속적인 성격」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헌장 31~33항 등에서는 『평신도들의 특별한 사명은 평신도들을 통해서만 교회가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는 그 장소와 환경속에 교회를 현존케 하고 활동케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세상을 성화하는 것이 평신도의 고유한 사명』임을 밝히고 있다. 평신도들의 사제직 왕직 예언직 참여를 밝힌 공의회문헌은 이에 대해서도 평신도가 갖는 세속적인 성격과 밀접하게 연결시키면서 그 내용을 전하고 있다.
사제직에의 참여는 『활동적으로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예언직에의 참여는 희망적인 삶, 생활의 증거와 말로써 수행된 복음선포, 특별한 성사로 성화된 결혼생활과 가정생활 등 세가지면에서 수행하게 된다고 명시되고 있다. 왕직에의 참여는 평신도들이 자신을 낮추어 봉사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천명한다.
성직자들과의 관계는 상호 협력 보완해야 함을 밝힌다. 복음전파와 인간의 성화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으로서 모두가 참여해야 하되 성직자가 주도를 하고 평신도는 이에 협조를 하면서 서로 협력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것. 반면 교회사명의 다른 하나인 현세질서의 그리스도교화에 있어서는 평신도가 앞장을 서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평신도들은 더 이상 사목자가 주는 것만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권리를 알고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것 등 주체적인 모습의 평신도상을 제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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