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있어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욕구는 사랑에 대한 욕구입니다.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인간은 그 어느 것으로도 이것의 빈 부분을 채울 수 없습니다. 인생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성취했다손 치더라도 사랑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 기쁨과 행복은 어디까지나 반쪽만의 것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합니다.
그러면 이 사랑에 대한 욕구는 어디서부터 채울 수 있을까요. 많은 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합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한 타인과 진정한 사랑을 주고받을 수도 없고, 더 나아가 세상에 대한 사랑도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요. 이것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기에 자신의 욕망을 부끄러워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가치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것, 이를테면 용모나 언행, 성공이나 남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있다는 결론을 내리는데 이것이 자기에 대한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의 이면에는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즉,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중심에 놓고 자신을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나와 비교하는 타인을 「허상화」한다는 것이고, 허상화한 상대를 기준으로 나 자신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너무나 처참합니다. 자만심, 아니면 열등감, 부러움, 시기심이 비교의 마지막 종착역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먼저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먼저 나와 남을 비교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는 것입니다. 신앙적으로 이야기한다면 하느님께서 나에게 심어 놓은 의미, 나의 달란트(재능)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유명한 달란트의 비유입니다. 5달란트와 2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열심히 일해서 각각 5달란트와 2달란트 벌은 반면, 1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그 돈을 땅에 묻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주인은 5달란트와 2달란트를 번 사람들은 상을 주는 반면 1달란트를 땅에 묻은 사람은 바깥 어두운 곳에 내어쫓는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이해할 바는 이 글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비유라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이 비유는 먼저 하느님 나라는 선물이요 은총인 동시에 과제라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만 구원받는다는 사실이 이 비유의 뜻입니다.
그리고 이 비유를 통해 묵상해 볼 수 있는 사실은 1달란트라는 돈의 액수입니다. 이 돈은 노동자가 약 20년 동안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엄청난 액수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총의 풍요로움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누가 많이 받았는가가 문제가 되는 것도, 얼마나 많이 벌었는가가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지만 주인은 5달란트를 번 종에게나 2달란트를 번 종에게나 똑같은 말로 그들을 위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문제는 「얼마를 받고 얼마를 벌었는가」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받은 만큼 벌었느냐? 벌지 않았느냐?」 이것이 핵심인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재능을 남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재능은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재능을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타인에 비해 초라할 지라도 그것만으로 나의 삶을 살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교훈은 비교의 대상은 나의 재능과 자신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5달란트의 사랑을 능력, 혹은 공부의 능력을 받은 내가 과연 5달란트의 사랑과 공부의 결실을 재생산하고 있는지, 아니면 1달란트를 받은 자처럼 교만함으로 자신의 능력을 땅에 묻어 두고 있지 않은지 말입니다. 즉, 나와 그 누구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재능과 현재의 나를 비교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전세계를 그리스도에게로 향하게 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평신도로서 자신의 사명과 역할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투자한 만큼의 무엇을 평신도 사도직 수행을 위해 내어놓고 있는지 반성해 봅시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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