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호씨
가톨릭대상 사랑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조석호(베드로·80·마산교구 하동본당)씨는 매달 정부로부터 20여만원을 지원받는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보다 못한 이들을 위해 자신이 지닌 것마저 털어내는 사랑으로 그를 아는 이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이들에게 제 힘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을 찾다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1989년, 연령회라곤 없던 경남 하동지역에 연령회를 처음 심은 조씨의 활동은 오로지 이런 사랑에서 비롯됐다. 서울과 마산 등지를 오가며 연도교육을 받고 본당 신자들을 위해 연도강사를 초빙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시신을 염하는 방법도 배워 손수 가난한 이들을 찾아다녔다. 그의 활동이 알려지자 비신자들은 물론 인근의 나환자마을에서도 그를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그의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아 고인들의 제삿날이면 유족을 방문해 사별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가 하면 묘소도 돌보는 등 각별한 정성을 들인다. 이런 그의 삶에 감동돼 대세를 받은 이만 10여명이 넘는가 하면 입교한 사람은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다.
끊임없이 나눌 곳을 찾던 그는 지난해에는 자신의 시신과 장기마저 기증하기로 했다.
■ 사랑부문 단체 서울운전기사사도회
▲ 서울운전기사사도회 효도관광 장면
가톨릭대상 사랑부문 단체수상자로 선정된 서울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회장=이문석, 지도=정성훈 신부)는 「따뜻하고 가까운 이웃」으로 기억되는 단체다.
개인택시라는 자신의 본업을 이웃사랑으로 승화시켜온 서울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의 활동은 1984년 1월 창립 이후 교회 안팎에 사랑의 메신저로 깊은 인상을 심어 왔다.
이 때문에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행사와 한국교회 200주년 행사 등 교회 내 굵직굵직한 행사는 물론 장애인 나들이 행사 등 크고 작은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밝은 얼굴의 운전기사사도회 회원은 반가움의 대상이 되어왔다.
『지금껏 이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최일선 일꾼으로 거리낌없이 나서고자 했던 회원들의 마음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회원들의 마음 때문일까, 이들이 봉사를 펼치는 곳은 성가복지병원 등 의료시설을 비롯해 요셉의 집, 안나의 집, 성동종합사회복지관 등의 복지시설과 안양교도소 등 일일이 손으로 꼽기도 힘들 정도다.
매달 500∼600만원의 기금을 모아 어렵게 사는 이웃을 찾아가는 이들은 이렇게 해서 매년 50군데가 넘는 양로원, 고아원 등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 문화부문 김진용씨
▲ 김진용씨
교회 역사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으로 시작한 그의 교회사 연구는 철저한 고증과 현지답사를 통해 전문가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을 얻고 있다. 1993년 「김대건 신부 가족 피난지에 관한 연구」란 논문을 통해 김신부 가족의 피난지가 용인 골배마실이 아니라 용인 한덕동이라는 사실을 규명한 사례는 교회사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도 했다.
인천교구 평협부회장이던 83년, 사재 3000만원을 털어 방치돼 있던 한국교회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의 묘역 정비사업을 벌이는가 하면 98년 9월에는 은이공소와 미리내 사이에 있는 신덕 망덕 애덕 고개에 사재를 들여 비를 세우기도 했다.
『제가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것인데 제가 한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순교자들의 삶에 남다른 관심을 지닌 그는 85년에 해미성지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의 성지를 순회하면서 순교극을 공연해 호평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김가항성당 복원사업에 나서는가 하면,「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의 동상을 필리핀 롤롬보이와 중국 장춘의 소팔가자, 마카오 등지에 세우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박해의 칼날 앞에서도 신앙을 버리지 않은 선조들의 순교혼에 비하면 제 일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