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 공예작업을 하고 있는 김옥수 신부(왼쪽)

▲ 이지영씨의 천연염색 색동제의.
양초 공예가 김옥수 신부(부산 밀양본당 주임)와 염색공예가 이지영씨가 전례미술전을 마련, 11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내 평화화랑에서 초 조각 성물전 및 제의전을 갖는다. 양초 공예와 제의전시가 흔치 않아 눈길을 끄는 데다 환경미술전으로 마련돼 더욱 의미가 큰 전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초는 완전히 소모되지 않고 쉽게 버려지고 있다. 양초의 주원료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파라핀 오일이란 사실을 안다면 쉽게 쓰다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같은 현실을 인식한 김신부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반영구적이면서 환경친화적인 초 조각을 내놓았다. 양초 안에 호롱을 넣고 광섬유 같은 반영구적인 심지를 넣어 초 몸체는 타지 않으면서 불을 밝힐 수 있도록 한 것.
김신부는 이번 전시에서 백색, 노란색, 보라색, 초록색, 분홍색 등 전례시기별로 활용할 수 있는 초 다섯 세트를 선보인다.
또한 성미술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싶다는 김신부는 타일을 활용한 벽화 및 조각을 전시, 새로운 성물제작 기법을 제시한다. 한번 구워진 타일을 작가의 의도대로 조각하고 다시 한번 구워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것. 이번 전시에서는 대형벽화를 비롯해 「십자가상」 「그리스도인의 창조」 등 조각소품을 만날 수 있다.
김신부와 함께 제의전을 선보이는 이지영(로사리아.41.육군 중앙본당)씨는 「색동제의전」을 주제로 20점의 제의 및 영대를 내놓는다.
최근 성미술의 수준과 관심이 부쩍 높아졌지만 사제들의 제의는 여전히 과거의 방법만 답습할 뿐 변화가 없다고 지적한 이씨. 그녀는 수를 놓는 방법 대신 천연염색을 활용해 한국적인 정서에 어울리는, 화려하면서도 온화함이 묻어나는 제의를 선보인다. 이씨는 전례시기별 제의를 비롯해 그림을 그려 넣은 묘염, 전체를 염색한 침염 등 다양한 염색기법을 이용해 자연색이 돋보이는 제의를 전시한다.
대구가톨릭대 미대와 이화여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이씨는 가톨릭미협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매년 정기전 때 제의 및 섬유공예를 선보여왔다. ※문의=(02)727-2337 평화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