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하바꾹은 망국의 유배라는 처참한 비극을 앞두고 불평하는 선민과 하느님과의 대화형식을 통해 우리에게 유일무이한 구원의 길을 제시하고있다.
바빌론은 B.C 605년에 카르케미시 전투에서 에집트을 격퇴시켜 시리아와 팔레스틴 전역에서 패권을 장악한다. 그 후 B.C 597년에는 예루살렘을 점령함으로써 유다는 패망하여 바빌론으로 유배가게 되었다. 이같은 비극적인 역사의 전환점에서 망국의 유배(2열왕 23~25장)라는 비참한 운명을 앞두고 하바꾹의 탄원이 시작된 것이다.
하바꾹이란 『껴안는 자 』라는 의미와 같이 마음과 팔로 동포를 포옹하며 기운을 북돋아주고 가난한 자와 우는 이의 위로자로 추정한다(1, 1).
예언자의 항변과 하느님의 대답으로 이루어진 본 예언서는 총 3장으로 되어 있다. 1~2장에서는 하느님과의 대담(對談)으로 선과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3장에서는 제기한 의문에 대한 대답으로 구원을 호소하는 아름다운 기도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다.
하바꾹은 하느님께 이 세상을 어떻게 다스리시는 것이냐고 책임을 묻듯이 왜 하느님께서 유다의 죄악을 벌하시지 아니하시고 묵인하고 계시는지에 관해 질문하였는데 하느님께서는 바빌론을 도구로 사용하시어 유다를 심판하시겠다고 대답하신다(1, 1~11). 이에 하바꾹은 어찌하여 하느님의 정의가 유다인보다 더 많은 악행을 일삼는 바빌론 같은 악인들을 통해 구현되는 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 항의에 하느님은 먼저 『제 힘을 하느님으로 여겨 죄를 지은 자들(갈대아인), 그들은 바람처럼 지나가 사라지리라』(1, 11)는 심판의 벌을 주신다 한다.
둘째 대담에서 왜 무죄한 자까지 희생당해야 하는지를 항변하는 속에 바빌론인들의 만행을 들추어낸다(1, 12~17). 이 제기 했던 문제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답변을 주신다(2, 2~20).
하느님은 『보라, 뻔뻔스러운 자를. 그의 정신은 올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2, 4)』고 응답하여 악인이 아무리 막강해 보여도 결국 그 최후는 멸망 뿐이며, 의인은 어떤 난관 속에서도 하느님께 충실하므로 그분께서 돌보아주신다는 것이다. 즉 하느님의 정의로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두고 인내하는 사람은 임박한 운명을 극복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성 바오로 사도는 이 구절을 인용해서 「사람이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통해서 의화되고 또 초자연적 생명을 받게 된다」는 믿음에대한 가르침을 심화시킨다(로마1, 17 갈라3, 11).
특히 다섯 번째의 저주(2, 19~20)는 사람이 만든 우상과 한 분이신 진정한 하느님의 위엄을 대조시킴으로써 여기서 우상숭배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준다. 현실을 부정과 불의의 사회로 만드는 이들에게 심판의 말씀이 내린다. 그러나 하느님은 예언자를 통해 믿는 이는 현실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씀하신다. 그래서 이제 예언자는 하느님이 당신의 모든 적을 쳐 이기시리라는 확신을 시편으로 노래한다(3, 2~19).
예언자는 그의 기도에서 기도의 본질(3, 1~2. 16~19)과 하느님의 업적을 상기시키면서(3, 3~7. 8~15) 결국은 하느님께 승복하고 마는 신앙을 드러낸다. 이것은 모세의 축복(신명 33장)과 드보라의 노래(판관 5장)를 연상시킨 것이다. 또한 악행의 결과를 상징하는 흉년과 결핍을 면밀히 꼬집어 내면서 끝까지 하느님의 길을 걷는 자의 희망이 무산되지 않는다는 확신과 함께 절대적 신뢰심을 돋보이게 한다.
하바꾹의 호소는 국제간의 긴장과 강대국의 힘의 과시, 횡포, 각 국가 안의 불우한 정치에 시달리며 고뇌하는 현대인들의 영혼 안에서 오늘도 제기 되는 물음들이다. 이에 대하여 야훼의 궁극적인 구원에 대한 성실함 (믿음, 신앙)으로 살리라(2, 4)는 하바꾹의 메시지는 오늘 우리들에게 답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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