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營造)」 「좀덜이 쌀」.
최근 서울 시흥4동 본당(주임= 최성우 신부) 신자들은 예전과는 다른 조금은 낯선 단어들을 접하면서 한편 『우리말 안에 이렇게 좋은 표현과 아름다운 말이 있구나』라는 공감을 하고 있다.
「영조」란 성당 건물을 새롭게 짓게 되는 과정에서 최성우 신부가 신자들에게 공지한 단어다. 그리고 「좀덜이 쌀」은 연말 불우이웃 돕기를 위한 쌀 모금을 하면서 역시 최신부가 사용하기 시작한 말. 가난한 이웃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나눔의 먹을꺼리를 덜어낸다는 의미다.
『우리 조상들은 일본어에서 유래한 건축(建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영조(營造)라고 하였습니다. 이 영조라는 개념은 건축처럼 집을 세운다는 의미가 아니라 「집을 짓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당을 짓는다는 것은 「밥을 짓다」「시를 짓다」 처럼 하느님을 모시는 공간으로서 인간의 정신적 행위를 전제로 한 물리적인 작업입니다. 그저 막연히 집을 세운다고 할 때 집 또는 땅은 매매 또는 투기의 대상으로서 상품에 불과할 것입니다』
최신부는 『성당 건물을 개 보수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언어사용에 대해 조금 더 눈을 뜨게 되었고 결국 올바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제대로 현상을 이해하는 첫 발걸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적확한 우리말 찾기」를 조금씩 시도하게 됐다』고 우리말 찾기의 배경을 들려줬다.
포스터에 반말을 사용한다든지, 유인물에 영어 표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교회 안의 풍토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시한 최신부는 『교회 안에 소개되고 있는 기획들이 영어 문화권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아 영문 약자로 표기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사고방식 마저도 그대로 강요하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언어 속에는 우리 자신이 감지하지 못한 민족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또 이러한 문화 유산들은 알게 모르게 우리네 삶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말을 적확하게 사용하는 것은 소중한 일이고, 그같은 인식은 우리의 언어로 새롭게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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