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태어났는가」 「나는 왜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근원적이고 존재론적인 의문을 던질 때마다 쉽사리 해답을 찾지 못한다. 그러나 프랑스 최고의 작가이자 시인인 폴 끌로델은 그 근원은 사랑이며 그것만이 진리일 것이라 확신한다. 절대자의 사랑에서 인간은 만들어졌으며, 인간사의 용서와 화해 역시 사랑만이 풀어가기 때문이다.
가톨릭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로마 교황청이 인정한 폴 끌로델의 작품 「마리아에게 전해진 소식」이 연극무대에 올려진다. 신예극단 「여행과 꿈」이 12월 8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 마로니에 극장에서 마련하고 있는 무대가 바로 그것.
「마리아에게 전해진 소식」은 사랑과 질투, 인간사의 허무, 물질적인 세상에 대한 비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1912년 초연 후 오늘날까지 매년 대림기간 동안 상연하는, 「기도」와도 같은 작품.
성격과 가치관이 판이하게 다른 두 자매의 시기와 질투, 용서와 화해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인간 존재와 근원, 우주에 숨겨진 섭리에 대해서까지 관철하게끔 하는 「마리아에게 전해진 소식」은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기간 동안 나와 이웃, 신에 대한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연극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조차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삶에 있어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문제의식을 던져준다.
폴 끌로델(1868-1955)은 일생동안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연극, 평론 등을 써낸 외교관 출신 작가다. 「황금의 머리」 「도시」 「인질」 「비단구두」 등의 대표적인 희곡작품을 내놓은 끌로델은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작가이자 사상가로서 빅토르 위고와 어깨를 나란히 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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