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상자」나 「바보상자」로 괄시를 받아오던 텔레비전이 최근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정보상자」로 거듭나고 있다. 케이블 TV나 위성 TV방송의 등장으로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맞아 시청자는 입맛에 맞는 내용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TV가 디지털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가능하게 된 쌍방향 서비스로 인해 TV는 더욱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잡을 전망이다.
얼마 전에 SBS TV가 창사특집으로 방영한 「미래의 TV 세상을 바꾼다」라는 다큐에서 이미 실행 중에 있는 외국의 예를 보면서 쌍방향 TV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시청자가 원하는 내용이나 장면을 언제든지 선택해서 즉각적으로 다시 볼 수 있고, 퀴즈와 드라마,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시청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기존 아날로그 TV로서는 맛볼 수 없는 묘미가 있었다.
좀더 엄격히 말하자면, 아날로그 TV에서조차도 최근에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행해져왔다. 드라마, 뉴스, 다큐 등등의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에 대한 내용, 진행자의 도덕성, 프로그램의 편성 등 제작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공적 장치로써 옴부즈 제도나 시청자 의견이 존재하고 있어서 시청자와 방송사간의 쌍방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점은 시청자가 「문화적 봉」의 시대를 지나 「문화적 주체」로 문화권리를 행사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입증한다. 여기에 디지털화라는 기술적전환은 쌍방향의 특성을 더욱 강화시켜주고 있다.
사실 예전부터 TV는 긍정적인 면에서 친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그 친구의 개념이란 단지 일방적으로 만들어지고 주어진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행위를 통해 만족하는 관계일 뿐 내가 그 TV라는 친구와 나눔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다시 말해 나의 만족과 쾌락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나와 너」의 관계가 아니라 「나와 그것」과의 관계였다. 그러나 이제 쌍방향 TV의 출현은 나와 사물이라는 비인격적 관계를 벗어나 인격적이고 상호관계적 차원을 열고 있다. TV토피아 시대, 그저 이상일까?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