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대림 시기가 시작됐다. 특별히 대림시기를 맞아 우리들은 각자 자신의 신앙 생활을 돌아보고 구세주의 재림과 영원한 생명을 향한 여정을 걸어가게 된다.
대림시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을 준비하고 재림할 구세주를 기다리는 전례 절기를 말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4주간의 대림 시기로 한 해의 전례 주기를 시작한다.
교회 안에서 대림 시기의 풍습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4세기말엽에 스페인과 갈리아 지방에서 성탄을 앞두고 6주간 동안 참회의 기간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림시기가 본격적으로 전례 안에서 거행되기 시작한 것은 6세기 이후 로마와 라벤나에서 부터이다.
로마에서도 처음에는 대림시기가 6주간이었으나 그레고리오 대 교황 이후 4주간으로 고정됐다. 당시 대림 시기는 한 해의 끝 무렵에 거행됐고 그 의미도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기쁨에 찬 시기로 이해됐으나 차츰 다른 지역 교회의 영향으로 성탄을 준비하는 금욕의 성격도 함께 지니게 됐다.
교회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후부터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때까지 깨어 기다리는 것이라고 할 때 대림 시기는 이러한 교회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시기이다. 현행 로마 전례에서는 대림 시기를 4주간으로 고정하고 전례의 성격에 따라 두 부분으로 나눠 설명한다. 우선 대림 첫 주부터 12월 16일까지의 전반부는 종말론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때를 준비하는 기간이고 이후 24일까지의 후반부는 구세주의 탄생을 직접 준비하는 기간이다.
대림 시기가 갖는 신학적 의미에서 우선 구원 신비의 종말론적 차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을 구하기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죽은 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구원의 역사 안에서 「이미」 완성된 구원과 마지막 날 구세주이며 심판자로 다시 재림해 구원의 역사를 완성할 「아직」 사이에서 순례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바로 「대림 시기」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림 시기를 맞아 이러한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구세주를 깨어 기다리는 신앙의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대림 시기는 또한 구원의 완성에 대한 희망에 찬 기다림의 시기이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영원한 생명과 구원에 대한 꺽이지 않는 희망을 품게 된 사람들이다. 이러한 희망은 신앙인으로서 항상 지녀야 할 자세이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약속된 구세주를 마냥 기다리는 유다인들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결정적으로 드러난 실재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대림 시기는 끊임없이 회개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요청한다.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길은 끊임없는 회개를 필요로 한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처럼 회개하고 또 회개하는 삶을 통해서 가까이는 곧 다가올 성탄을 준비하고 나아가서는 세상 끝날에 오시는 구세주를 만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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