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으로서 교회가 딛고 선 사회를 이끌어나갈 최고 지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기준을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교회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선거에 나선 주요 후보들의 입장과 정책에 대한 답변을 이끌어낸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이창영 신부. 그는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선택을 강조했다.
이신부는 우리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신자들에게 지난 역사 속에서 정치가 지녀온 의미를 올바로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신이 딛고 선 세상에서 하느님나라를 실현해나가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을 넘어서 공동체를 위한 올바른 선택에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 들어 활발해지고 있는 매스미디어 등을 통한 정치 토론과 사회단체들의 다양한 활동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한 이신부는 『문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후보자들이 쌓아온 사회정의를 향한 인격과 태도를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천주교를 비롯한 7대 종단으로 구성된「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 공동대표로 국내 사형제도 폐지운동을 이끌어온 이신부는 이번 대선을 사형제도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저변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생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일은 단순히 하나의 제도나 법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그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결단을 내린다는 중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신부에게 대선 후보들의 사형제도를 비롯한 인권에 대한 정책은 그 후보가 얼마나 올바른 시야와 미래지향적인 전망을 지니고 있느냐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껏 수많은 정치인들이 스스로를 국민과 미래를 함께 할 동반자라고 말하고 그럴 듯한 정책으로 현혹해왔지만 결국은 구두선에 지나지 않았음을 경험해왔습니다. 이번만은 올바른 선택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신부는 각 후보의 정책 속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얼마나 찾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고 밝힌다. 따라서 시대의 징표를 올바로 보고 제시해야 하는 교회의 몫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유권자의 정치의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정치사를 통해 한번도 자부심을 가져보지 못한 우리 국민이 이번에는 스스로의 선택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신부는 나아가 공동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겨온 개인주의와 무관심을 돌아볼 것을 당부하고 하느님나라운동이 세상에서 힘을 얻어가기 위해선 신자들 가운데서부터 올바른 선택을 위한 공동체적 노력을 쌓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하느님의 사도로 나서길 기원한 이신부는 이번 대선을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에 주신 선물」이라는 말로 신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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