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지난 1984년부터 매년 대림 제3주일을 「자선주일」로 정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본받아 어려운 이웃들과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자선을 실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물론 사랑과 정의에 바탕을 둔 나눔의 실천은 언제 어디서나 이뤄져야 할 일이지만, 특별히 자선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깊이 음미하고 과연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그 아름다운 행위를 직접 실천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성찰해보는 때가 돼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교회에서 말하는 자선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자선」이란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선의를 베풂」 혹은 「불행, 재해 등으로 자활할 수 없는 사람들을 구조함」이라고 설명한다. 히브리어로는 「구제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는 없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대가 없이 주는 것을 말한다.
성서에서는 동족에 관한 여러 규정이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도리를 언급할 때 사용됐다(레위 25, 35~38). 또 희랍어로는 「동정」을 뜻하는 「엘레에모시네」라는 말이 쓰였는데 이는 자비로운 사랑을 구체적으로 행하는 것(마태 6, 1~3 루가 11, 41)을 뜻한다.
우리는 종종 「자선」에 대해 잘못 이해하거나 또는 부족하게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하나는 자선이 다만 물질적인 시혜를 베푸는 것이라는 생각이고 또 하나는 자기 자신과 가족을 자기 처지에 알맞게 부양하고도 여유가 있을 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선을 단순히 남에 대한 물질적 도움만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연말연시가 되면 일회적으로 적절한 만큼의 성금을 희사하는 것만으로 나눔을 실천했다고 스스로 만족해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행위 역시 당연히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이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보다 더 깊은 차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즉 그리스도인의 사랑 나눔으로서의 자선은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과정에서의 사랑 실천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 하느님 백성으로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사랑의 행위인 것이다.
「자선」은 또 자기가 쓰고도 남을 만큼 여유 있는 재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원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하느님이 선사한 이 세상의 재화를 나눠야 할 책임이 강조된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때 자신과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 이외의 「남는 것」 만이 아니라 어떤 때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으로도 도와야 한다』(백주년 36항)고 가르친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가르침은 바로 이러한 정신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 격차 문제는 그리스도교적인 사랑과 정의의 눈에서 볼 때 있는 사람들의 더 막중한 책임과 증거를 요구한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자선사업은 애덕의 7가지 실천, 즉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는 일, 헐벗은 자에게 입을 것을 주고, 집없는 자에게 머물 곳을 제공하거나, 병든 자를 방문하고 감옥에 있는 자를 방문하며 죽은 자를 묻는 일 등을 구체적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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